[이맛에 단골] 성우회 회원 '다품은 육개장'

입력 2014-05-29 14:06:26

매콤한 국물에 진한 한우 맛…깍두기와 환상궁합

대구는 육개장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육개장을 아예 '대구탕'이라고 불렀다. 입이 큰 생선인 대구로 만드는 탕이 아니라 대구에서 발달한 음식이어서 대구탕(大邱湯)이다. 쇠고기를 삶아 가늘게 찢은 후 토란 줄기와 고사리 등을 넣고 맵게 끓여낸 국이 '육개장'이다. 이 육개장이 서울에 진출해 요즘은 서울식 육개장이 유행하고 있다.

대구 육개장이 고기를 뭉텅 썰어 넣는 것이라면 서울식은 고기를 결대로 잘게 찢어 넣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고사리와 토란 줄기 대신 고추기름과 계란, 당면 등을 넣었다.

◆서울식 육개장

대구 수성구 상동에 있는 '다품은 육개장' 집. 인테리어가 여느 국밥집 같지 않다. 김유미 대표는 "육개장 음식점이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품은 육개장은 서울식 육개장을 끓인다. 무나 고사리, 토란 줄기, 숙주나물 대신 대파와 당면이 듬뿍 들어간다. 계란도 풀어 넣는다. 고기는 삶아 결대로 일일이 손으로 뜯어 넣는다. 김 대표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에요. 손이 많이 가지만 손님들 반응이 좋습니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사골과 양지 등 고기는 1등급 한우만을 사용하고 대파 등 채소도 최고 좋은 것을 골라 사용한다. 김 대표는 "육개장은 국이 맛있어야 하는데, 맛있는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선 좋은 고기와 신선한 채소를 써야 한다"고 했다.

다품은 육개장에서는 주문할 때 선택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육개장과 육개장칼국수 중 어느 것을 먹을지를 선택해야 하고, 순한 맛과 매운맛을 골라 주문해야 한다. 순한 육개장은 깊은맛이 있고 매운 육개장은 개운하고 칼칼한 감칠맛이 있다. 육개장에는 고추기름이 들어가 감칠맛을 더하는데 매운 육개장에는 청양고춧가루가 더 많이 들어간다. 육개장칼국수에 들어가는 면은 주문 즉시 빼내 사용한다. "보통 육국수는 보통 면을 사용하고 국과 국수가 따로 돌지만 이곳은 함께 어우러진 맛이 납니다. 이게 노하우죠."

육개장 그릇도 순한 맛은 좁고, 매운맛 육개장은 순한 육개장 그릇보다 다소 넓은 그릇을 사용한다. "구분하기 위해 할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그릇에 담긴 국밥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밥을 말기 전 국물을 한술 떠서 맛을 보니 혀에 매콤한 국물맛이 번짐과 동시에 코에는 꽤 익숙한 소고깃국 향기가 풍긴다. 한우 특유의 구수함이 국물에 배어 있다. 그저 맵기만 하고 단조로운 맛을 내는 여느 국밥과는 다르다. 파에서 우러난 국물은 달달하고 향긋하다. '후루룩'당면 건져 먹는 맛도 그만이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닐 때 학부모로 만나 성년이 된 지금도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성우회 김미경 씨는 "분위기와 음식 맛, 그리고 가격도 괜찮아 모임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여느 육개장 집은 숟가락 놓기 무섭게 일어나야 하지만 이곳은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쉬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다"고 했다. 김 씨는 또 "고기도 그냥 썰어 넣은 게 아니라 고기 결대로 찢어 넣어 맛이 더 있다. 개인적으로 당면을 좋아하는데 건져먹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김주열 씨는 "여느 국밥처럼 걸쭉하지 않고 깔끔해서 좋다. 맛이 괜찮아 집에 갈 때 포장해 가는데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모임 올 때마다 포장해 간다"고 했으며, 김미자 씨는 "고추기름을 넣어서 그런지 매콤하니 입맛이 돈다. 음식 먹고 차 한 잔도 나눌 수 있는 곳이어서 좋다"고 했다. 이영옥 씨는 "음식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좋아 손님을 모셔와 식사하고 싶은 곳"이라며 "육개장에 칼국수를 말은 육개장칼국수도 별미"라고 했다.

깍두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먹기 좋게 잘 익은 깍두기는 육개장과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이영옥 씨는 "이 집 깍두기는 무가 달아요. 양념도 잘 배어 있고 숙성도 잘돼 씹는 식감이 좋습니다."

◆구수한 떡갈비

한우를 곱게 다져 각종 채소와 소스로 버무려 구운 '소떡갈비'도 맛있다. 갈빗살을 잘게 다져 이 집만의 특수양념으로 재운 다음 잘 구워낸 떡갈비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돼지떡갈비도 있는데 잡내가 안 나고 부드러워 소떡갈비 못지않다. 그냥 먹어도, 쌈으로 싸먹어도, 밥 위에 올려 먹어도 맛있다. 이영옥 씨는 "떡갈비로 유명한 경남 언양에 가지 않고도 이런 맛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돼지떡갈비는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즐겨 먹는다"고 했으며, 김미경 씨는 "가족 3대가 와도 모두 제입에 맞는 음식이 있고 분위기도 좋아 가족모임 장소로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좋은 식재료를 품은 좋은 먹거리, 사람을 사랑으로 품은 음식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육개장 8천원, 육개장칼국수 8천원, 소떡갈비 2만2천원, 돼지떡갈비 1만2천원. 한방돼지수육(대) 2만5천원. 포장도 해준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규모: 100여 석

▷주차장: 20여 대

▷예약: 053)766-0549. 대구시 수성구 상동 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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