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월드컵 출정식서 튀니지에 0-1 석패

입력 2014-05-29 08:07:0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의 평가전 후 출정식을 했다. 스크린을 통해 태극전사 23명이 소개되면서 그라운드로 입장했고,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등 관람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장도에 오를 태극전사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마지막에 입장한 홍명보 감독은 "좋은 모습과 결과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남은 기간 잘 준비해 브라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축구대표팀은 그러나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무기력하게 0대1로 패했다. 사실상의 베스트 멤버를 내세웠던 터라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란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않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평소대로 4-2-3-1 전술로 나섰다. 전력 노출을 막으려고 모든 선수의 등번호는 바뀌었지만 원톱 스트라이커는 박주영,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이 맡았다. 좌우 날개로는 손흥민과 이청용이 나섰고, 중원은 기성용'한국영 조합이 지켰다. 포백에는 윤석영'홍정호'김영권'이용이 배치된 가운데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이 꼈다.

국내에서 갖는 마지막 평가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이끌려던 홍 감독의 구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단조로운 공격은 3-4-3 전술로 나선 상대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포백 라인은 상대의 위력적인 역습에 번번이 뚫렸고, 전반 44분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3명의 선수가 농락당하며 어이없이 실점했다.

한국은 후반 구자철 대신 이근호, 손흥민 대신 김보경, 기성용 대신 하대성, 박주영 대신 김신욱, 이청용 대신 지동원을 차례로 투입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중앙수비수 홍정호는 상대의 거친 태클에 부상을 당해 출정식에도 나오지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이 마련됐다. '붉은 악마'도 전반전 시작 후 16명의 실종자를 의미하는 '16분 침묵 응원'을 했다. 기성용은 긴장한 탓인지 경기 전 국민의례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해 빈축을 샀다.

국내에서의 마지막 리허설을 씁쓸하게 끝낸 홍명보호는 29일 열대지역의 풍토병인 황열병을 예방하기 위한 주사를 맞는 것으로 국내 일정을 마친다.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으로 출국, 다음 달 10일 마이애미에서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에는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브라질 이구아수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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