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공보물 '안 보인다'…비용 비싸 제작 꺼려

입력 2014-05-28 10:14:11

대구 3천명 시각장애인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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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후보자 대다수가 점자 공보물 제작을 꺼려 시각장애인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 등 선거 정보를 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대구 중구청장에 출마한 한 후보 선거캠프 여직원이 점자로 만든 선거공보물을 펼쳐보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지역 지방선거 후보자 상당수가 점자 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아 시각장애인 유권자들이 알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점자 공보물 제출 마감일인 이달 23일까지 시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대구에 출마한 후보자 316명 가운데 점자 공보물을 제출한 후보는 114명(36%)에 불과하다. 점자 공보물은 24일 배송을 시작해 26, 27일쯤 시각장애인 유권자들에게 도착했다.

후보들의 64%가 점자 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음에 따라 대구지역 2천941명의 시각장애인 유권자는 상당수 후보의 됨됨이나 공약 등 선거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기초단체장의 점자 공보물 제작률은 76%로 높았지만, 광역의원(30%), 기초의원(33%)은 점자 공보물 제작에 인색했다.

시각장애인 단체들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직접 시각장애인용 자료제공을 요구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샛별 대구시시각장애인연합회 과장은 "시각장애인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인데 이에 대한 지원은 아쉬운 상황이다. 특히 광역'기초의원의 경우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며 "지난달 초 지역 후보자들을 초청해 시각장애인용 CD와 음성파일을 제작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지금껏 제공한 후보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후보자들이 점자 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은 것은 일부 후보는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사실을 몰라 비용부담 때문에, 일부는 국비 지원 사실을 알고도 시일이 촉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선관위에 따르면 점자 공보물은 장당 900원 선으로 제작비가 일반 공보물에 비해 3배 이상 비싸고, 점자전환, 교정, 인쇄까지 제작기간이 일반 공보물보다 1, 2일 더 걸린다.

한 광역의원 후보는 "일반 공보물을 제작할 때 점자 공보물도 함께 만들었어야 했는데, 선거운동을 앞두고 일정이 바빠 미처 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선관위 관계자는 "입후보 안내 설명회나 책자를 통해 점자 공보물 제작을 독려하지만 후보자들의 제작률은 저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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