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와 류현진 때문에 살 맛이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출루 머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아메리칸 리그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사이영상을 받은 커쇼, 그레인키와 같은 대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LA 다저스 선발투수의 확실한 한 축이 됐다.
류현진이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대형 사고'를 칠 뻔했다. 7회까지 완벽한 투구로 21명의 신시내티 타자를 1루가 아닌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게 해 14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 24번째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 될 뻔한 것이다. 퍼펙트게임은 9회 동안 27명의 타자에게 단 한 번도 1루를 내주지 않는, 말 그대로 완전 경기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한 번도 없었고,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각각 23, 15회가 나왔지만, 한 선수가 두 번을 이룬 사례가 한 번도 없을 정도의 '꿈의 경기'이기도 하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3점을 뽑으면서 30분 이상 지속한 7회 말 다저스 공격이 짧게 끝났더라면, 1사 2, 3루의 기회였던 류현진 타석 때 신시내티 수비가 실책을 저지르지 않아 그냥 1루에서 아웃됐다면 기록이 더 진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류현진은 후속타로 득점까지 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8회 초에서 첫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체력이 떨어진데다 투구 리듬까지 깨진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류현진의 경기는 전 국민의 관심을 끌어 한 포털사이트의 경기 중계에 동시 접속자가 60만 명에 이르렀다. 집이나 회사, 거리 등지에서 TV와 모바일 등으로 숨죽이며 이 경기를 지켜본 국민은 줄잡아 수백만 명이 됐을 듯하다.
그런데 누가 봐도 완벽했던 류현진의 이 경기 뒤에는 기록을 중시하는 야구의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류현진의 공식 기록은 7.1회, 3피안타 3실점 3자책점의 승리투수다. 과정 없이 이 결과만 보면 평범할 뿐 아니라 이 날 등판한 양팀의 투수 6명 가운데 가장 나빴다. 4실점 패전인 상대 투수는 자책점이 1점뿐이었고, 나머지 4명은 실점과 자책점이 모두 0이었다. 류현진의 방어율은 3.0에서 3.10으로 높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9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하고도 연장전에서 져 패전투수가 된 기록도 있으니, 이래서 야구가 더 재미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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