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덕도 신공항' 도발

입력 2014-05-28 10:55:16

새누리 부산선거 밀리자 가덕도서 대책회의, 김무성 한영실 참석…"대구 신경 안써도

'부산 가덕도 신공항 외치는 새누리당'. 28일 오전 남부권 신공항 후보지의 하나인 부산 가덕도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당 현장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앞서 김무성(오른쪽에서 세 번째) 공동선대위원장이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권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인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밀리자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새누리당이 28일 남부권 신공항 후보지 중 하나인 부산 가덕도에서 중앙당 현장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면서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경남'광주 등 남부권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는 친박 핵심이지만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밀리는 형국에 처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덕도 현장회의를 통해 현 상황을 만회해보겠다는 얄팍한 수라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 정부에서 남부권 신공항 수요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부산 가덕도를 미는 듯한 움직임은 지역 갈등 조장은 물론 대구경북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 이번 대구경북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문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와는 상반되는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9시 부산 가덕도에서 현장선대위 천막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 한영실 등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과 당 사무총장인 윤상현 총괄본부장까지 선거 핵심 라인이 대거 참석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여야 유력 후보들도 성명을 내는 등 새누리당 중앙당의 행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가덕도에서의 중앙당 선거대책위 회의 개최는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 지역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면서 "목전의 이익을 위해 신공항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수도권론자들의 논리에 동의하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이 가덕도에서 중앙당 선대위를 여는 것은 남부권 신공항을 가덕도로 기정사실화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공론화 과정도 없이 갑자기 가덕도로 몰아가는 것은 남부권 2천만 국민들과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30년 대구의 침체도 여당 정치인들이 청와대와 중앙당만 쳐다본 결과"라면서 "가덕도 신공항 반드시 김부겸이 막겠다. 대구시장이 되면 야당은 물론 여당을 설득해 반드시 박근혜 대통령과 협력해 대구 인근 1시간 이내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용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후보는 "현 상황에서 선거 득표를 위해 신공항을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지역민을 선동해 국가의 근본을 흔들고자 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오중기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지사 후보는 "지금은 어떻게든 영남권의 경제적 경쟁력, 경제적 토대 구축을 위해 영남지역에 공항을 유치할 수 있는 객관적 토대를 마련하는 게 가장 우선적인 문제인데 오히려 지역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강주열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장은 "또다시 부산이 남부권 신공항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피를 토하고 분노할 지경"이라면서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국책사업을 일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위한 도구로 삼는 부산은 물론 이에 동조하는 새누리당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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