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수술용 필터 '국산화' 눈 앞
국내 부직포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진 상황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직포는 대부분 공사장에서 덮개용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다양한 성능을 구현하는 부직포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구미에 있는 (주)금호엔티는 산업용 부직포의 새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내외장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것에서 나아가 의료 및 일반 산업용 부직포를 연구개발 중이다.
◆차량 내외장용 부직포
금호엔티는 완성차의 소음과 진동을 제어하는 핵심부품소재를 공급하는 소재 전문기업이다. 1979년 설립한 금호엔티는 1986년부터 GM과 기아자동차에 차량 내외장용 소재인 부직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금호엔티가 부직포 분야에 매진하는 것은 부직포가 가지는 특성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이곳 이승한 연구소장은 "부직포는 불규칙하게 직물화한 것이기 때문에 형태가 자유롭고 원하는 규격으로 만들 수 있고 생산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능이 다양해진다"고 말했다.
회사는 주로 자동차 흡음 및 방진용 NVH(Noise Vibration and Harshness) 부품 생산에 쓰이는 핵심소재인 부직포를 개발'생산한다.
금호엔티 관계자는 "자동차 내장재용 부직포는 NVH(소음진동) 부품의 핵심으로 여러가지 물성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국내 자동차 내장용 부직포 생산업체 중 최초로 TS16949 국제품질규격인증을 획득할 만큼 우수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부직포 제품화 연구개발 끝에 금호엔티는 현재 동종 업계 중 유일하게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내장용 부직포 분야에서 국내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엔티는 디젤 차량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고내열 슈퍼소재를 활용한 부직포 생산법도 개발했다. 엔진 내부 커버 부품을 만드는데 아라미드 계열 섬유를 이용해 차별화된 설계 및 가공기술로 흡음재용 부직포도 개발했다. 이 부품(사진1)은 지난해 해외 전시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직포의 새로운 길
자동차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금호엔티는 최근 특수 의료용 신소재와 친환경 재생소재, 고내열 특수소재 등을 국책과제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의료용에서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금호엔티 주관으로 다이텍연구원, 경북대병원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복강경 수술용 유해가스 제거필터'(복강경 필터)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에 착수해 개발완료를 앞두고 있다.
다이텍 전재우 팀장은 "배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낸 뒤, 특수 카메라와 기계를 이용한 복강경 수술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하지만 절제 장기의 박리 및 분리를 위한 도구로서 전기 소작기나 초음파 절단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유해한 연기(Surgical smoke)가 발생, 수술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복강경 필터를 사용하는데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 수입산 역시 용량 및 수분에 대한 내구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금호엔티와 다이텍은 복강경 필터를 국산화하는 데 '부직포'를 적용해보기로 했다.
2012년도 광역경제권 거점기관지원사업으로 2년간 진행한 결과 금호엔티는 복강경 필터의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개발 시제품(사진2) 완료 단계인 복강경 필터에는 금호엔티가 자체 개발한 부직포가 들어갈 예정이다. 필터에서 부직포의 역할은 유해가스를 흡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와 위험요소를 제거, 수술실에서 환자와 의료진을 안전하게 한다. 자동차의 소음과 진동을 잡아내는 부직포의 원천기능이 흡입 및 수분제어기능으로 확대한 경우다.
게다가 금호엔티가 개발한 복강경 필터는 수입제품에서 문제로도 지적돼온 '수증기 발생'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엔티 이 소장은 "수입산에 비해 성능도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가격 경쟁력도 확보 가능해 충분히 국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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