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주인은 국민, 국가는 무대·공직자는 배우다

입력 2014-05-24 08:00:00

김영식 대가대 교수
김영식 대가대 교수

행정조직법/ 김명식 지음/ 법우사 펴냄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을 이루는 국가와 244개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1천여 개가 넘는 특수법인(공공기관)의 조직과 그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공직자)에 관한 전문법학서가 최근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명박정부의 대통령 인사비서관과 인사기획관으로 5년을 함께 한 김명식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다.

이 책의 특징은 행정조직법의 이론과 실제를 현행 대한민국헌법을 비롯한 수백 개의 실정법령을 분석'정리하여 이에 부합되도록 설명했다는 점이다. 또 이해를 돕기 위하여 법학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관련 그림과 통계자료도 많이 활용하였다.

그의 설명은 명쾌하고 시각적이다. 그래서 딱딱하기 쉬운 내용도 잘 전달해준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행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헌법의 핵심 조항을 분석하여 그리고 있다. 이를 극장모형으로 설명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극장에 있는 국민은 그 극장의 주주 겸 관객이다. 국가'지자체'특수법인은 무대, 공직자는 전속 배우, 대통령은 주총에서 선출된 CEO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이 내는 세금은 극장의 입장료, 정부의 각종 정책은 무대의 작품으로 설명한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의 조직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참고가 될 내용도 많이 담고 있다. 더욱이 현재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특수법인)에 대하여 그 법적 지위가 무엇이며 그 구성원은 어떤 법적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공공기관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공공부문(public sector)에 관한 조직법학을 단행본으로는 처음 출간된 것이다. 학자들뿐만 아니라 공직자, 일반 국민들도 우리나라 국정의 작동체계와 국민주권주의의 원리를 쉽게 이해함으로써 대한민국 권력의 기반이자 주주로서 올바른 권리를 행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이 넘치면 이 부분은 지우셔도 됩니다)

내용은 총 6편으로 구성돼 있다. 제1편 총설에서는 행정조직법의 의의, 행정청과 행정기관 및 법률관계 등 기초이론을 설명하고, 제2편 국가조직에서는 국회, 대통령과 행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권한과 책임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3편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각 조직과 권한'의무관계 등이 기술되어 있으며, 제4편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고 있는 특수법인의 조직 분류와 권리'의무관계 및 구조 등이 설명되어 있다. 제5편에서는 공무원의 지위, 임용, 권한, 의무, 책임 등을, 제6편은 제4편의 각 특수법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법적 지위, 권한, 의무, 책임 등이 각각 설명되어 있다.

정부 내 최고의 인사전문가로 불리는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행정주체를 구성하는 모든 국가의 기관과 그 안에서 일하는 모든 공직자들은 각 기관별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설립한 목적과 취지가 있으므로 거기에 맞게 각자의 본분을 지키며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럴 때 국가 전체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공직 생활 중에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공공정책'행정학 석사학위를, 건국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수십 편의 논문과 3권의 저서를 냈다. 664쪽,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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