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구 새 야구장 'VIP'는 관중

입력 2014-05-24 07:01:15

관중석 그늘 최대한 확보… 연인석·잔디석·파티석…자리도 '골라보는 재미'

201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대구 새 야구장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장 오른쪽에는 향후 수변공원으로 개발될 연호지가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5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대구 새 야구장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장 오른쪽에는 향후 수변공원으로 개발될 연호지가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6년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새 야구장이 개장하면 달구벌대로를 따라 걷다가 횡재를 할지도 모른다. 대형 장외 홈런이 터지면 야구공이 인도까지 날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홈플레이트에서 달구벌대로까지의 최단거리가 155m인데 국내 최장거리 홈런은 두산 김동주가 잠실구장에서 기록한 152m다.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대구 새 야구장을 들여다봤다.

◆관중친화적 설계

새 야구장은 포수가 바라보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배치, 관람석(2만9천 명 수용)에 그늘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했다. 선수가 아닌 관중 친화적인 설계다. 다만, 외야와 가까운 1루 쪽 일부 좌석은 햇빛에 노출돼 한여름에 다소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낮 경기 때 해를 바라봐야 한다. 올해 개장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처럼 수비수들이 평범한 뜬 공을 어이없이 놓치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현재 홈구장으로 쓰는 대구시민야구장은 북서향이다. 삼성이 상대적으로 햇빛이 많이 드는 1루 쪽 대신 3루 더그아웃을 사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삼성은 새 야구장에서도 3루 더그아웃을 사용한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햇빛이 덜 들기도 하지만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새 야구장은 좌석도 3루 쪽이 55%로 1루 쪽보다 10% 더 많다"고 했다.

관중석과 그라운드를 밀착시킨 것도 새 야구장의 특징이다. 1, 3루 파울라인 앞까지 돌출된 '익사이팅 존' 좌석에서 그라운드 베이스까지의 거리는 18.3m로 국내에서 가장 가깝다. 홈플레이트와 포수 후면석의 거리는 올해 리모델링한 대전구장이 16m로 가장 짧지만 새 야구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야구장 내 동선 역시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했다. 판매'편의시설에서 음식을 먹거나 옷을 사면서도 경기를 볼 수 있게 개방형 콩코스(Concourse) 방식을 선택했다. 또 모든 좌석은 마운드 방향을 바라보면서 지그재그로 배열, 시야를 확보한다. 스위트박스'잔디석'샌드파크'파티플로어'바비큐석 등 다양한 형태의 관람석은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한다. 1, 3루 쪽 응원단상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외야에 입석인 서포터스석을 마련, 목청껏 응원하고 싶은 열성 관중을 배려했다.

◆대구의 랜드마크

새 야구장은 새로운 국내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가로 36m, 세로 20.4m로 국내 최대 크기 전광판이 우익수 뒤편에 들어선다. 경기장 정중앙에 있으면 선수들의 경기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는 광주구장 전광판이 가로 35m, 세로 15m로 가장 크다. 설치될 제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삼성 측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대부분과 부산 사직구장에 올해 설치된 미국산을 선호하고 있다. 40억원을 웃도는 이 제품은 멀티플렉스 극장 수준의 화질로, 섬세한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기존 원형 구장 대신 8각형이라 '옥타곤 파크'로도 불리는 새 야구장은 경기장 하나에 그치지 않고 이 일대의 풍경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경기장에 인접한 저수지인 '연호지'는 앞으로 도로가 개설돼 수성못과 같은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성의료지구와 경계인 1루 쪽 좌석 뒤편 언덕에는 '에버그린가든' '스카이가든' 등을 갖춘 산책로가 조성된다. 달구벌대로 변에는 '스타 애버뉴' '메모리얼 가든' '빅토리 플라자'를 배치해 주민들의 이용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 밖에 태양열'지열을 이용해 에너지 절감을 하고 빗물을 모아 수도요금도 절감하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시설도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까지 계속 업그레이드

현재 공정률 25% 수준인 새 야구장은 토목공사를 완료하고 골조공사가 한창이다. 애초 계획보다 다소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완작업이 계속 이뤄질 예정이라 완공될 때까지 '진화'를 거듭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경기장 내 사각 좌석을 줄이는 쪽으로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대구시건설본부 측은 "관중은 자연을 벗 삼아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야구팬 등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안전'명품 구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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