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 "바꿔보자, 손님들 많아" "야당은 믿을 수 없다"

입력 2014-05-23 11:07:20

21일 오후 1시 대구 서구 비산동 한 기사식당. 택시기사들은 점심식사를 하며 정치와 선거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동료와 식사 중인 기사 신모(49) 씨는 "택시에 타는 손님들 얘기를 들어봐도 이번엔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강해요.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이제는 충격요법을 써야죠."

식당 밖 휴게실에서는 '이번엔 야당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는 의견과 '야당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박모(66) 씨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라고 소개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구미에 있는 아들에게 주소지인 대구까지 오라고 해서 박 대통령(당시 후보자)을 찍으라고 했어. 그런데 이번엔 달라. 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은 인물이 괜찮고 경북고 출신에다 정통 대구 사람이기도 하고.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가 행정력에 우위가 있다고 하지만 서울과 대구는 사정이 다르잖아. 정치는 추진력이 중요해."

박 씨의 말에 5, 6명의 택시기사들이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모(58) 씨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되받아쳤다.

"그러다 야당이 대구 다 잡아먹으면 어떡하려고 그럽니까. 왜 현 정권을 안 좋게만 보나. 이번 세월호 침몰 참사 때도 그래. 과거 정권부터 부정부패가 쌓여 그런 거지 왜 지금 대통령에게 책임을 다 돌려."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마친 택시기사 3명도 커피를 마시며 대구시장 후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바꾸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정모(71) 씨는 "대통령은 새누리당 후보를 찍어야겠지만 시장을 야당 출신으로 뽑는다고 대구가 다 넘어가는 건 아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오모(68) 씨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바뀌어야 된다'는 분위기는 있었지. 그런데 투표장만 들어가면 마음이 똑같아지는지 매번 결과는 그대로야. 이번에도 물론 여당에서 시장이 나오겠지만 야당 후보가 득표율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봐. 득표율이 30% 중반 이상만 넘어가도 전국 정치권이 난리가 날 거야."

오 씨는 "매번 '바꾸자'는 말 나오는 것 자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희망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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