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여중 통학로 학생들 보행 위협 받아도…

입력 2014-05-23 10:53:06

학부모 "차량과 엉켜 잦은 부상"…주민들 "주차공간 모자라 안전 펜스 반대"

22일 대구 수성구청 앞에서 대구 소선여중 학부모 200여 명이 학교 통학로 구간에 안전펜스 설치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학교 주변에 주차된 불법차량으로 인해 학생들의 등
22일 대구 수성구청 앞에서 대구 소선여중 학부모 200여 명이 학교 통학로 구간에 안전펜스 설치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학교 주변에 주차된 불법차량으로 인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2일 오후 4시 10분 대구 수성구 소선여중 앞 도로. 학교에서 100m에 이르는 좁은 도로(폭 8m) 양옆으로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그 사이로 통행 차량과 하교하는 학생들이 뒤엉켜 있다. 워낙 비좁다 보니 학생들은 주차 차량과 통행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소선여중 2학년 김모(14) 양은 "등하굣길에 이곳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차량 때문에 통행 공간이 좁아 수시로 차 사이드미러에 부딪히곤 한다"고 했다. 1학년 박모(13) 양은 "친구끼리 나란히 통행하지도 못하고 일렬로 어렵게 지나간다"며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주차 단속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선여중 앞 통행로 안전을 놓고 학교'학부모 측과 주민들의 갈등이 깊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학부모 측은 2012년부터 수성구청에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요청했지만 구청의 대응이 소극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래서 소선여중 학부모와 교직원 70여 명은 22일 오후 수성구청 앞에서 통학로 확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소선여중은 차량으로 인해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받자 2012년부터 이 문제를 구청에 제기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 펜스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안전 펜스 설치가 무산되자 도로 한쪽 가장자리라도 인도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인도를 설치하거나 아니면 통학 시간대라도 주차 금지를 해줄 것을 구청에 요구했다. 하지만 구청이 주민 눈치만 보고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등하굣길 통행로의 차량으로 인해 학생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일이 잦자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매번 교통 지도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반면 주민들은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인도 설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주민 이모(67) 씨는 "지금도 주차하기가 어려운데 인도까지 설치하면 주차공간이 더 부족해질 것"이라며 "이곳 통행로 문제는 주차 차량이 원인이 아니고 교직원 등 학교 측의 차량이 많이 다니면서 혼잡이 발생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최근 학교'학부모 측의 주차 단속으로 인한 인도 확보 움직임에 반발해 아예 도로에 출입 차단기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통행 차량을 특정시간대에 막으면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성구청도 양측의 견해차가 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당초 학교'학부모 측의 요구로 안전 펜스 설치나 인도 확보 등을 추진하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며 "26일쯤 학교'학부모 측, 주민들과 함께 지금까지 나온 방안에 대해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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