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사 등에 멘 건 '산소통' 아닌 '공기통'…산소만 마시면 중독
언론에서 잠수사들의 활동을 보도할 때 흔히 '산소통'이나 산소호스를 잠수사에게 공급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는 잘못 전달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속에서 산소를 과다 흡입하면 일반적으로 사망하게 된다. 잠수사가 일반적으로 필요한 것은 산소가 아니라 '공기'다. 고압의 상태에서는 산소가 독성을 나타내게 되고 이를 '산소중독'이라고 한다. 경련, 마비, 의식불명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
공기는 질소 79%, 산소 21%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공기를 물속에서 호흡하게 되면 사람마다 산소중독이나 질소마취 적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잘 훈련된 잠수사라면 6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공기가 아닌 순수한 산소만을 사용하면 수심 10m 정도에서 기절하게 된다. 산소중독 때문이다. 빨리 구조하지 않으면 질식사하게 된다. 과거에 썼던 장비 가운데 순수산소재호흡기라는 것이 있다. 이 재호흡기는 우리가 내쉬는 숨에서 사용하지 않은 산소 70% 정도를 다시 회수해 사용하는 방식의 장비이다. 스쿠버 장비나 수면공기공급 방식 장비는 그래서 개방형 장비라고 한다. 재호흡기 같은 장비는 폐쇄식, 순환식 장비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육상에서든 수중에서든 내쉬는 숨 속 산소 가운데 70%는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내보낸다. 이 재호흡기의 원리는 이 낭비되는 산소를 다시 약품으로 걸러서 재사용하는 것이다. 당연히 수중 체류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사고로 연결되는 위험성이 있다. 재호흡기는 수심 5m가 안전한계이다. 이 방식의 또 하나 장점은 숨을 내쉬어도 공기 방울이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군에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물속을 통해 침투하는 적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기술이 발전해 수심 150m에서 3시간 정도 잠수할 수 있다.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수중 체류시간이 길어져 좋은 장비라 할 수 있으나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산화탄소를 걸러주는 약품이 약간 비싼 편인데 이걸 재사용해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요즘 생산되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재호흡기는 깊은 수심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자동 연산하여 공기를 공급해주는 장비의 성능 때문이다. 해수면에서 산소의 부분압은 0.2대기압이다. 이 산소의 분압이 산소중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순수산소라면 해수면에서 1대기압이 되고 수심 10m라면 절대압력이 두 배가 되어 산소의 압력이 2대기압이 된다. 이 정도면 사람이 기절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공기를 사용할 때 산소분압을 보면 해수면에서는 0.2대기압이고 수심 40m에서는 절대압력이 5배가 되므로 1.0대기압이 되는 것이다. 수심 40m에서 공기를 마시면 해수면에서 순수산소를 마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물속에서 순수산소를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수심 10m 이상 들어가면 산소중독에 이른다는 것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선박을 건조하거나 수리할 때 사용되는 절단 용접용 산소가 들어 있는 산소통으로 잠수하는 예가 왕왕 있으나 수심이 낮아 큰 사고는 나지 않지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산소호스를 연결해 10m 이상 잠수하게 되면 산소중독으로 바로 사망한다. 주간매일 독자 여러분, 이번 세월호 구조작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잠수사 등에 둘러멘 통은 '산소통'이 아니라 '공기통'임을 꼭 알아두세요.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댓글 많은 뉴스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