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 내분 끝낸 '화합의 합장'…진제스님 훈시 성문스님 수용

입력 2014-05-22 11:01:29

'주지 임명' 두달 갈등 마무리…24일부터 덕문 주지 체제로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스님과 신도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스님과 신도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9교구 정상화를 위한 사부대중 산중대회'가 열렸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후임 주지 지명을 둘러싸고 불거진 팔공총림 방장 진제 스님과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간의 갈등사태가 21일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자칫 진제 스님의 성토장이 될 수도 있었던 21일 오후의 '조계종 9교구 정상화를 위한 사부대중 산중대회'에서 진제 스님이 원융화합을 당부하는 시중(선사가 수행자에게 내리는 훈시)을 발표했고, 성문 스님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고조되던 갈등 상황이 정리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3월 20일 진제 스님이 동화사 차기 주지로 종정 예경실장 효광 스님을 지명했고, 이에 성문 스님 측이 반발하면서 이어진 갈등이 두 달 만에 일단락됐다. 성문 스님은 23일 동화사 주지 임기를 마무리하고, 새로 임명된 덕문 스님이 24일부터 주지 소임을 시작한다.

이날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산중대회에서 진제 스님은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 스님이 대신 읽은 시중을 통해 "앞으로 팔공총림 운영은 신임 주지인 덕문 스님 및 총림 임회 위원들에게 맡기고 초연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융화합으로 팔공총림을 운영해 주길 당부한다"며 "덕문 스님 이후 차기 주지는 임회, 문중, 주지 등 산중 구성원들의 의견을 빠짐없이 반영해 원만하게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진제 스님의 주지 추천이 독단적이며 일방적이라고 이의를 제기하며 반기를 들었던 성문 스님 측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성문 스님은 산중대회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위기에 빠졌던 팔공총림을 정상화하고, 대중이 화합 및 발전하려는 원력과 지혜가 뭉쳐져 방장 진제 스님으로부터 이러한 시중이 나오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주지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팔공총림이 총림다운 총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산중의 한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산중대회에는 스님 200여 명을 포함해 신도 및 관계자 등 모두 700명 가까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향후 팔공총림의 제반 운영은 대중공의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종단의 자주성을 훼손하고 어른을 잘못 모신 당사자들은 참회하고 자숙하라 ▷본 산중대회를 계기로 원융화합된 총림으로 거듭나기를 서원한다 등 3가지 내용을 결의했다.

이날 산중대회는 세월호 참사 추모의 성격도 가미돼 세월호 희생자 추모의식으로 시작했고, 파계사 주지 허운 스님은 1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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