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守城) 대 공성(攻城)'.
대구와 경북 교육의 수장을 선출하는 교육감 선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교육감 선거 모두 현역 교육감이 출마한 가운데, 교육현장의 변화를 내세운 후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은 상태이다.
◆대구시교육감…현 교육감에 진보·학부모 대표 도전
우동기 "교육 수도 대구 만든다"…정만진 "진보 단체 지원군 든든"…송인정 "교육에 정치·이념 뺀다"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3파전 양상이다. 우동기(62) 현 교육감, 정만진(58) 전 대구시 교육위원, 송인정(48) 전국학교운영위원회총연합회 회장 등 3명이 후보등록을 마치고 지지 기반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에서 가장 앞서 있어 인지도를 높이기보다 정책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 후보는 21일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하고 선거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 후보는 이날 발대식에서 '5대 행복 공약'을 제시했다.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바른 품성과 행복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 ▷선생님이 더욱 존중받는 교육 문화 정착 ▷지역'소득 간 교육 서비스 상향 평준화 정책 추진 ▷대구를 글로벌 인재 양성의 '대한민국 교육 수도'로 구축 등 5개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부모 만족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학생의 학업 스트레스, 교사의 과도한 행정 업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며 "대구의 미래가 교육에 달린 만큼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 후보는 2010년 교육감 선거 때 우 후보에게 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정 후보의 득표율은 11.11%로 우 후보(31.34%)에 비해 약 20%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정 후보 측은 이번 선거가 해볼 만하다고 예상한다. 지난 선거에선 후보자가 9명으로 난립, 표가 분산됐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른바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전교조 등은 정 후보의 든든한 지지 기반이다. 정 후보는 이달 7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교육 정상화를 위한 좋은 교육감 만들기 추진위원회'로부터 '대구 진보 교육감 후보'로 결정됐다.
정 후보는 개혁 성향의 유권자 선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21일 오후 7시 달서구 죽전네거리 인근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 그는 "빠른 길보다는 바른길을 걷는 교육감이 되겠다"며 "현 교육감처럼 교육부의 방침만 좇기보다 대구 학생, 교직원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정 후보가 '진보 진영의 대표 주자'라면 송 후보는 '학부모 대표'를 표방한다. 그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우'정 후보에 비해 대구 교육계에서 지명도가 낮은 편인 송 후보는 지난 1월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얼굴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교육에 정치가 개입하고 색깔론이 횡행하는 데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지지를 그러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송 후보는 "교육 현장은 진보와 보수로 편이 갈리는 바람에 학생들은 이념 대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교육수요자인 학부모를 중심으로 교육자와 지역사회가 협력,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경북도교육감…경북대 동문 싸움에 젊은 인물 도전
이영우 "교육의 질 높이기 앞장"…이영직 "학생 인성 교육에 온 힘"…안상섭 "무상 복지·판공비 공개"
교육감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이 강한 선거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경북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이영우(68) 현 교육감에 맞서 이영직(64) 전 포항영신고 교장, 안상섭(51)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이 선거에 나선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이 전 교장이 이영우 교육감의 맞수로 평가되고 있다.
이영우, 이영직 후보는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두 후보는 경북대 사범대 출신으로 경북에서 오랜 기간 교단에 섰고, 경북도교육청 교육국장도 거쳤다. 이영우 후보는 김천고 교장을 끝으로 2009년 도교육감 보궐선거에 나섰고, 이듬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영직 후보는 포항영신고 교장을 마지막으로 교단을 떠나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이영우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교육부의 각종 평가에서 받은 약 500억원의 시상금을 교육 현장에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경북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영직 후보는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에 나섰던 문경구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학교발전위원장과 단일화에 성공한 뒤 선거 운동에 탄력을 받고 있다. 그는 "교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경북 교육의 경쟁력이 낮아진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성과 위주가 아니라 인성 교육을 기반으로 한 교육 정책을 펼치겠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경북대 사범대 동문회의 표심이 어디에 쏠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북 중등교원의 산실인 경북대 사범대 동문은 선후배 간 연결 고리가 끈끈해 선거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역대 교육감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두 후보 모두 동문 선후배를 대상으로 치열한 세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안 후보는 여기에 맞서 경북 교육계에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구대 사범대 출신인 안 후보는 젊은 나이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북교육연구소 등을 통한 교육 경험도 풍부하다는 게 안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교육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안 후보의 공약은 ▷무상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등 사교육비 절감 정책 ▷무상급식 확대 등 복지 정책 ▷지역교육청 교육장 추천제 ▷판공비 공개 등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북 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진 데는 두 후보 모두 책임이 있다"며 "다양하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교육감도 젊고 참신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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