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강한 사자군단 삼성, 6연승 '진군나팔'

입력 2014-05-21 09:04:28

선발 밴덴헐크 6이닝 무실점 호투…박석민 3점 홈런, 롯데 7대2 대파

20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 4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문규현의 중전안타 때 2루 주자 강민호가 홈에서 삼성 포수 이지영에게 태그아웃되자 삼성 선발 밴덴헐크가 유격수 김상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 4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문규현의 중전안타 때 2루 주자 강민호가 홈에서 삼성 포수 이지영에게 태그아웃되자 삼성 선발 밴덴헐크가 유격수 김상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류중일 감독은 "김상수가 20대 초반 시절의 나보다 낫다"고 곧잘 말한다. 김상수를 '팀 내 대체 불가 선수'라고도 치켜세운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이기에 '고슴도치 엄마' 수준의 편애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20일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포항야구장 외야 한구석에는 그런 김상수를 걱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한 중년 남성이 있었다. 김상수의 아버지, 김영범(52) 씨였다. 지난 3월 농협 하나로클럽 포항점 팀장으로 부임한 김 씨는 삼성의 시즌 첫 포항 경기가 열린 이날 아들을 응원하려고 퇴근하자마자 야구장을 찾았다.

사실 김 씨는 야구 선수 출신이다. 농협야구단에서 1981년부터 1993년까지 유격수, 3루수를 맡았다. 청소년대표를 거치면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김상수의 자질은 고스란히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셈이다. 그런 김씨에게 '아들은 몇 점짜리 선수인가'라고 물었더니 냉정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많이 부족하죠.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데 더 노력해야 합니다."

김상수 역시 아버지가 응원하러 온 게 부담스러웠는지 2회 황재균의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다. 김상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출전한 36경기에서 단 3개의 실책만 기록하고 있었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노리는 김상수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김상수는 3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실수를 만회했다. 중월 2루타를 때려낸 이지영이 롯데 선발 송승준의 견제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출하자 내야땅볼로 이지영을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김상수는 4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6회말에는 볼넷을 골라낸 뒤 박한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손쉽게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선발 밴덴헐크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5회 터진 박석민의 3점포 등 타선 폭발에 힘입어 롯데를 7대2로 대파했다. 거침없는 6연승을 달린 삼성은 23승 1무 13패를 기록, 2위 넥센과의 간격을 1게임 차로 유지했다.

밴덴헐크는 어깨 부상 이후 지난 8일 1군에 복귀한 뒤 쾌조의 3연승으로 시즌 4승(1패)째를 수확했다. 최고 156km, 145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9개를 뺏어낸 완벽투였다. 평균자책점은 3.80에서 3.00으로 낮아졌다. 최근 방망이에 물이 오른 박석민은 이날 홈런으로 7게임 연속 득점을 이어갔다. 또 7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에도 한 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아울러 최형우는 14경기 연속 안타, 나바로는 20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홈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한화를 3대1로 물리쳤고, 광주에서는 KIA가 LG를 10대7로 꺾었다. 마산에선 NC가 SK를 8대2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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