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됐다. 그 많은 실종자가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자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너무나 충격적인 이번 사건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이기에 흐지부지 넘어갈 수 없다.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찾아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잡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처음 사고가 났을 때 배가 침몰한 원인이 미숙한 3등 항해사에 의한 급선회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에 대해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바다에서 항해 중인 배가 급선회하는 일은 흔히 있고 그때마다 배가 침몰하면 사고의 연속일 것인데 배는 그렇게 쉽게 침몰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밝혀진 배의 침몰 원인은 급선회가 아니라 화물 과적과 평형수 부족으로 인한 복원력 문제 때문이다.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사고가 난 뒤 1시간 반 만에 침몰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처럼 침몰 속도가 빠른 이유로 사고 당일 최대 화물 적재량인 1천77t의 두 배에 이르는 2천142t의 화물을 실었고, 과적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선체 복원에 필요한 평형수를 기준보다 1천300t 줄인 680여t만 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평형수는 배의 앞뒤 좌우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인데 평형수가 있어야 하는 곳에 평형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 있어야 할 평형수가 없었을까? 그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평형수가 많아지면 기름값이 더 들고, 화물이 많아지면 수입이 많아지기 때문에 돈을 더 벌기 위해 평형수를 빼고 화물을 더 실은 것이다. 평형수를 줄이고 화물을 더 실은 것은 욕심 때문이다. 돈을 벌 욕심에 눈이 멀어 안전과 생명을 위해 꼭 필요한 평형수도 빼 버린 것이다.
성경 야고보서에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는 말씀이 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욕심이 생기면 편법과 불법을 행하게 되고 편법과 불법이 만연하면 다 무너진다'로 바꿀 수 있다. 세월호는 왜 침몰한 것이며, 왜 많은 사람들이 죽은 것인가? 천재지변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고 죄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평형수라는 것은 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과 가정, 나라에도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풍랑은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가정에도, 국가에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도, 가정에도, 국가에도 복원력이 필요하다. 우리 인생과 가정, 국가의 평형수와 같은 것들은 무엇일까? 그것은 믿음, 사랑, 양심, 신뢰, 성실, 정직, 정의와 같은 것일 것이다.
우리는 대단히 감각적이며 물질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세월호만 평형수를 빼 버린 것이 아니라 우리도 개인의 삶에서, 가정에서, 국가에서 평형수와 같은 것들을 빼버리고 욕심을 채우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면서 우리 인생과 가정, 국가의 평형수를 다시 살피고 채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세월호 침몰과 같은 사고가 우리 인생과 가정, 국가에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이승현 대구평강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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