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사회학 본능

입력 2014-05-17 07:59:59

사회학 본능/ 랜들 콜린스 지음/ 김승욱 옮김/ 알마 펴냄

19세기 콩트와 스펜서로부터 비롯된 사회학은 추상적인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이해불능'의 학문이자, 너무 '뻔해' 알맹이가 없는 학문으로 악명 높았다. 현대 사회학을 선도하는 인물 중 하나인 저자는 사회학에 대한 비난을 이 책을 통해 단숨에 뒤집는다. 그는 이해 가능하면서도 속이 꽉 찬 진정한 지식으로서의 사회학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결코 '뻔하지 않은' 몇 가지 중요한 원칙들을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원칙들 중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합리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 인간과 사회 자체가 실제로는 '비합리적 기초' 위에 서 있다는 통찰이다. 인간 사회가 합리적 계약으로 성립한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논리로는 홉스나 루소 같은 이들이 주창한 사회계약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개인이 합리적 이해득실에만 따라서 행동한다면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해 아무도 사회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고, 사회 역시 절대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반대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에밀 뒤르켐의 주장을 지지한다. 뒤르켐은 사회가 계약 이전에 다른 비합리적인 무엇, 즉 '전계약적 유대'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았다.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리라 믿어도 될 것 같다는 느낌, 다시 말해 '신뢰'가 사회의 기반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신뢰감, 유대감, 도덕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상식과 달리 합리적 계산이 아니라, 놀랍게도 '사회적 의례'라고 밝혔다.

이 책은 '신은 사회의 상징이다', '사랑은 서로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이다' 등의 주제에서부터 권력, 범죄,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재를 아우르며 우리의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틔워준다. 310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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