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방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입력 2014-05-13 11:09:14

북한이 최근 발견된 3대의 무인기가 북한발이라는 한'미 공동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북한은 무인기 사건이 '(남측의) 동족 대결 각본'이자 '허망하고 해괴한 모략 대본'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북 소행설을 내돌릴수록 박근혜 난파선의 침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남을 자극하기까지 했다. 북한이 이를 부인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기에 놀랍지도 않다. 과거 천안함 사건 때도 그랬고 농협전산망 해킹 사건이나 GPS 교란 사건 때도 그랬다. 북한은 단 한 번도 그들이 저지른 도발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

남이 자극적인 언사로 북한에 맞대응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나라도 아니지 않느냐. 인권이 있느냐. 자유가 있느냐. 오로지 한 사람을 유지하기 위해 있지 않느냐"고 속내를 드러냈다. 대변인이 공식석상에서 북한의 국가성을 부정한 것이다. "빨리 없어져야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특수부대 침투 목적으로 운용하는 AN-2기에 대해선 '동구권에서 농약 치던 항공기'라며 위협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했다.

북한 권력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남에 의한 흡수 통일론이다. 대변인의 말은 북한으로 하여금 다분히 오해를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그럴 상황도 아닌데 필요없이 북을 자극하기만 할 뿐이다. 대변인이 북한의 국가성을 부인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공식석상에서 떠들어서야 남북 긴장도만 높일 뿐이다.

북한의 상투적인 오리발에 국방부가 쉽게 감정이 격해져서는 안 될 일이다.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민국 영공은 활짝 열려 있었다.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었음 직한데도 국방부는 무더기로 추락하기 전까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이젠 AN-2기에 대해 심각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무인기 사건 때와 마찬가지다. 국방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국민정서와 한참 다르다. 국방에 있어서는 아무리 사소한 위협 요인이더라도 결코 이를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북한의 오리발이 아니라 국방부의 방어태세다. 국방부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철통 방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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