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흑자시나리오 속에 행복한 길이 있다.'
산업용 특수 원단을 생산하는 동원산자의 슬로건이다. 40년 가까이 섬유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온 동원산자는 직원을 위한 끊임없는 투자로 '흑자 경영'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수원단 생산전문
2일 대구시 달성군 동원산자. 입구에서부터 카메라 촬영을 금하는 표지판과 출입자 명부를 적는 모습에까지 대기업 못지않게 출입 과정이 까다롭다. 동원산자 근무자들은 쉼 없이 움직였다. 회사 곳곳에 붙어 있는 '행복한 흑자시나리오 속에 행복한 길이 있다'는 슬로건은 회사의 성장을 보여주는 듯했다.
1978년 동원직물로 설립한 동원산자는 초기 전통적인 섬유 직물을 생산하던 곳이었다. 서재원 기획팀장은 "동원직물은 대구 섬유가 호황기를 누리던 때 많은 섬유업체 중 하나였다"며 "1990년대 후반 들어 섬유 경기가 악화하자 새로운 판로로 산업용 섬유 분야에 뛰어들면서 동원산자로 회사명을 바꿨다"고 말했다.
동원산자에서 '산자'는 '산업용 자재'를 의미한다. 섬유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에 쓰이는 다양한 섬유 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현재 동원산자는 산업용 특수소재원단인 타포린(Tarpouline)과 얀(Yarn)을 주로 생산한다. 타포린은 주로 천막지와 옥외 광고 및 간판 등에 사용된다. 얀은 블라인드 등 실내 인테리어용 자재로 주로 쓰인다.
동원산자는 다년간 축적한 생산 경험과 기술개발 노력으로 다양한 품목의 재료를 만들어내고 있다. 얀의 경우 회사 내에 원사에서부터 제직이 모두 한 곳에서 이뤄진다. 이 덕분에 복잡한 무늬에서부터 다양한 패턴을 고객이 요구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습기에 강하고 내구성도 좋아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원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소파나 가방, 지갑 등 다방면에 널리 적용할 수 있어서 회사 차원에서 디자인 등록을 많이 해뒀다"며 "염색 가공을 거치지 않고도 인테리어에 바로 사용 가능한 블라인드 천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자의 제품만으로 인테리어 용품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있을 정도로 동원산자의 얀 제품은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대표적으로 독특한 패턴과 품질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홈데코 및 가방 브랜드 '이루나니'는 동원산자의 얀을 이용한다. 실 자체에 색상을 입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술력은 2010년 설립한 기업부설연구소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8명의 연구원이 생산현장과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또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품질 안정화를 위한 수입검사, 공정검사, 출하검사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수출로 성과
동원산자는 산업용 섬유로 방향을 전환한 뒤 수출 분야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2001년 수출 유망 중소기업에 지정된 데 이어 그해 100만달러 수출탑을 쌓으며 수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04년 수출 300만달러를 돌파한 후 3년 만인 2007년 1천만달러 수출액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두 배 증가한 2천만달러 수출탑을 쌓았다.
주력 제품군인 타포린과 얀의 경우 값싼 인건비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동원산자는 밀리지 않는다. 품질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허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동원산자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중동지역까지 수출하고 있으며, 매출의 60%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이성만 대표는 "더 넓은 세계로의 진출을 위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대형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현지 시장을 개척하고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취업하고 싶은 기업
동원산자의 또 다른 특징은 젊은이들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임금에서부터 복지혜택, 직원을 대하는 마인드까지 다양한 면에서 회사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중소기업이지만 대졸 초임 연봉이 3천만원을 넘어서며, 정년이 없고 불황에도 매년 신규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복지혜택은 구내식당에서부터 시작한다. 직원 건강을 위해 직접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생산자와 직거래 계약을 통해 식자재를 수급하는 것은 물론 된장과 고추장, 김치 등은 직원들과 직접 만들어 먹는다. 이 같은 웰빙 식단은 모두 무상으로 제공된다.
직원과의 단합에도 힘쓰고 있다. 매해 등산 및 야유회, 견학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여수엑스포와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전 직원이 관람했다.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회사는 계속 투자한다. 사내 교육실은 컴퓨터와 프리젠테이션 시설, 음향시설을 갖추고 100회 이상의 사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직원 교육이 인적경쟁력을 갖게 하고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회사가 추구하는 흑자 시나리오의 과정이다.
특히 동원산자는 '비정규직, 정년, 차별' 이 세 가지가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사무실을 청소하는 아주머니, 사내식당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아주머니까지 모두 정규직이다. 또 60세 정년 규정이 있지만 창사 이후 정년을 이유로 퇴사를 권유한 사례가 없다.
이 대표는 "흑자 시나리오가 회사의 목표라면 그 시나리오 속에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일하기 좋은 기업, 사람이 즐거운 기업이 되는 것'이다"며 "올해부터는 '가장 회사다운 회사, 가장 존경받는 회사, 세계 제일가는 회사'를 목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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