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곳곳 파열음
다음 달 4일 지방선거에 나올 새누리당 후보 경선 절차가 마무리돼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경선 규칙 자체가 잘못됐고 여론조사도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지역 국회의원의 '복심(腹心)에 따른 공천'이라는 하향공천 논란도 재현되고 있다.
더욱이 지역 공천심사위원회 의견을 배제한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독단적 공천 결정이 나왔다는 항의까지 불거지면서 새누리당 공천갈등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경선 원칙이 없다"
5일 결정된 영덕군수 새누리당 경선에서 탈락한 김성락(57) 전 영덕군 기획감사실장 측은 불공정 경선임을 공식 제기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면접원들이 연령대별 표본을 맞추기 위해 전화를 받은 사람들에게 특정 나이대 사람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50대 이상 표본은 조사대상이 빨리 채워졌지만 대부분 외지에 나가 있는 20대는 막판까지 표본수를 채우지 못했다"고 했다. 아울러 "모 후보 측이 20대를 공공연하게 찾아나서는 등 허위응답 의혹이 높아 이번 전화면접 여론 경선은 제대로 치러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4일 결정된 영덕군 도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김기홍(51) 경북도의원도 전화면접 여론경선 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제기서를 새누리당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도의원 측에 따르면 이번 전화면접 경선에서 새누리당 영덕군 도의원 후보로 공천된 황재철(41) 영덕군 학원교습소연합회장이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전력이 있는데도 심사를 통과했고, 전화면접 여론 경선 역시 지역과 연령대 표본조사에서 실제와 다르게 반영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칠곡군 기초의회 다선거구(북삼'약목'기산) 채재수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칠곡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채 예비후보는 이날 "허위공문서로 정부보조금 2천만원을 타내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현직 군의원이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면서 "새누리당의 공천은 원칙도 없는 불공정의 극치"라고 정면 비판했다.
같은 선거구 이재호 예비후보도 "예비후보 등록 한 달도 안 된 후보와 현직 군의원 후보가 같은 선상에서 같은 조건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특정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불공정 방식이자 신인들의 진입을 막는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도의원 칠곡군 제1선거구(왜관'지천'동명'가산)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려다 무소속 출마로 돌아선 이길석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은 공천에 원칙이 있다고 하나 지역마다 다르고 선거마다 다른 공천 룰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천군 기초의회 라선거구(용문'유천'개포'용궁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윤동희 예비후보(전 용궁농협조합장)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새누리당이 경선 실시 전 각 후보에게 여성이나 정치 신인에 대한 가산점이 없다고 분명히 고지했다. 그러나 정작 경선 발표 때는 여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했다"며 "이는 명백한 불공정 경선으로 공천을 철회하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법적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또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든 여론조사 비용 352만원과 예비후보 활동비 등 모두 3천만원의 선거비용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예천군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성)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향식 공천 논란
지역구 국회의원의 복심(腹心)에 눌려 공정 경쟁이 되지 않았다는 후보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울진군수 경선에서 임광원 예비후보에게 패배한 김용수 예비후보는 7일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경선에 불복하는 이의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경선을 하루 앞둔 이달 2일 지역구 강석호 의원 보좌관이 임 후보와 비밀 회동을 하는 등 불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당의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됐고, 전화 여론조사 과정도 납득하기 어려워 그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임 예비후보의 비리가 담긴 내용을 중앙당에 전달하고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를 판단해 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영주시 도의원 제2선거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김창언 씨도 공천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도의원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시의원(풍기'봉현'안정) 출마를 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아무런 이유 없이 탈락했다. 상대 후보보다 전화 여론조사에서 두세 배 앞섰지만, 도 공천심사위원회의 뜻을 배제시키고, 장윤석 지구당위원장이 무조건 양보하라는 권고로 공천이 무산됐다. 민주주의 원칙이나 정치적 도의가 허용되지 않은 공천이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하향식 공천'이 풀뿌리 민주주의에 개입됐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자원봉사자의 사전선거운동 혐의 구속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박탈당한 성백영 상주시장 예비후보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문종)에 재심을 청구하기로 했다.
성 후보는 7일 "내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직접 관련 없는 사건인데 소명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새누리당 100% 시민 여론조사 경선 첫 공천자로서 상주시민들이 선택한 공천결과를 존중하기 위해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민주주의와 당의 결정에 역행한 경선불복 후보가 출마 가능하도록 손을 들어준 것은 당이 부르짖는 상향식 공천 정신 위배는 물론 지역 민심을 살펴보지 못한 실수"라고 했다.
성 후보에 따르면, 김태환 새누리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성 후보와 관련 혐의가 없는 지지자의 사전선거운동을 두고 어떻게 공천을 취소할 수 있느냐"고 했고, 김종태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 역시 "법적 근거 없는 초법적인 공천 취소"라고 발언했으므로 중앙당의 결정이 경북도당의 입장과 다르다는 것이다. 성 후보는 "상대 후보 측의 부풀려진 음해와 거짓 정보에 공천관리위원회가 현혹됐다는 의심이 든다"며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후 '법적 대응'을 포함한 거취 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