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이 대한민국 온 국민을 울리고 있다. 그 많은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아까운 생명을 바다에 바쳐야 했다. 이 억울한 슬픔을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귀하디 귀한 그들의 생명을 그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소중한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가족들의 고통은 누가 또 치유해 줄 것인가? 빠른 구조로 분명히 무사할 수 있었던 인재인지라 가슴에서 나는 통곡 소리는 하늘을 진동시키고 있다.
천지는 봄꽃으로 화려하게 빛나는데 애타는 이 서러움 때문에 살아 숨 쉬는 이 순간들이 더 없이 허탈하게 느껴지는구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떠나간 내 10대 때 잘생긴 남자 친구의 허망한 죽음이, 4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함께 부상하여 이 봄날을 삼켜버리려 한다.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보낸 자는 안다. 그 참담한 슬픔이 얼마나 지독한 형벌의 아픔이라는 것을….
긴 세월을 방황으로 헤매느라 내 인생 10대를 허망하게 다 삼켜버린 과거사가 함께 떠올라 이 봄날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숨을 쉬며 살아있는 모든 귀한 생명들이여, 우리는 언제 어떤 일이 눈앞에 펼쳐질지 모른다. 가진 자가 고개를 숙여 살아야 되는 이유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요. 없는 자가 오늘 꿈을 가지고 내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용기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미지수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떠난 자의 목숨을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귀한 존재감으로 모든 사람들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사랑하며 진실되게 살아야 하는 엄숙한 과제를 안게 된다.
아득한 절망의 늪에서 다시는 이런 슬픔이 반복되지 않길 간절하게 기원하면서 떠난 자의 평온한 명복을 빌며 구조자들의 무사안전을 빌고 또 빈다.
아픈 슬픔이여 부디 아듀하기를.
이정경(대구 북구 연암공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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