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용인 30여 명 의기투합 요양병원 등 가위손 재능기부

입력 2014-05-03 08:00:00

올 초 창립 대경미용봉사단 영리단체 연계 봉사금 마련 저소득층 퍼머·염색 계획도

▲대경미용봉사단 회원들이 봉사활동 후 기념촬영을 했다. 대경미용봉사단 제공
▲대경미용봉사단 회원들이 봉사활동 후 기념촬영을 했다. 대경미용봉사단 제공

"비록 재능봉사의 일환으로 미용 활동을 하지만 수혜자들에게 실제 미용실에서와 같이 최대한의 시설과 정성을 다해 머리 손질을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대구지역 미용인 30여 명이 주축이 된 대경미용봉사단(대표 정종득·47·포쉬헤어아카데미 원장)이 창립돼 군부대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보다 차별화된 미용 재능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정종득 봉사단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군부대를 시작으로 미용 봉사를 펼치다가 기왕 하는 봉사활동이라면 제대로 해보자는 의견이 있어 2월 26일 정식 창립식을 갖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봉사 현장은 50사단 신병교육대를 비롯해 방공포병학교, 요양병원, 복지관 등 5곳. 현재 영리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해주는 대가로 영리단체가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이 돈을 다시 비영리단체 봉사 경비로 충당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외에도 회원들의 회비와 각종 후원금이 봉사 재원에 보태지고 있다. 단원 중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인 조주은 씨 같은 열성 회원들이 많다.

김현희(33·헤어디자이너) 봉사단장은 "요양병원에서 아들이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커트를 부탁할 때 가슴이 짠했으며 정신병원에서 머리카락을 잘라 준 한 환자가 감사의 편지를 몰래 쥐여줄 땐 가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 전 봉사 나간 요양병원에서 머리카락을 자른 한 할머니가 감사의 표시로 건넨 500원짜리 동전을 지갑에서 꺼내 보여 주었다. 박상준(43·포쉬아카데미 원장) 씨도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께서 커트 후 사탕 한 개를 손에 쥐여줄 때 마음의 정을 물씬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종득 대표는 "앞으로 저소득층, 소외계층, 홀몸노인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미용 서비스'를 할 계획이며 단순 이발에서 벗어나 파마와 염색 등 보다 폭넓은 미용 봉사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최근 비미용인들의 봉사 참여 문의가 많다. 이들 덕에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다시 한 번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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