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정치 실천 첫걸음 '깨끗한 봉투'
선거철만 되면 우리나라 정치계는 불법 정치자금으로 몸살을 앓는다. 선거사무실 운영비에 인건비, 선거운동 소모품 등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정치자금을 하나 둘 더하다 보면 수천만원을 넘어서는 건 한순간이다. 주머니가 두둑한 후보에겐 정치자금이 별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를 앞두고 검은돈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사실 쉽지 않다.
정치자금법은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고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인이 정당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 바로 시민들이 정치인의 지원군이 되는 정치후원금 제도다.
정치후원금은 후원회를 매개체로 하는 '후원금'과 선관위를 통한 '기탁금'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기탁금은 시민이 정치자금을 선관위에 내면 선관위가 정당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 국회 의석 수 등에 따라 정당에 배부하는 정치후원금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모인 기탁금은 모두 107억109만원. 선관위는 올 1월 정해진 비율에 따라 새누리당(45.6%), 민주당(41.8%), 통합진보당(7.2%), 정의당(5.4%) 등 4개 당에 지급했다.
일부 정당에만 기부할 수 있는 기탁금과 달리 후원금은 본인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단 그 대상이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으로만 한정되며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후보는 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제한액의 50%까지 모금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과 대구시교육감의 선거비용제한액은 12억4천여만원. 후원회를 통해 최대 6억2천여만원을 모금할 수 있는 셈이다. 후보 개인으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도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연말정산 시 기부금액의 최고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민의 정치후원금에 대한 의식 수준은 매우 낮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실시한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대구는 92.1%, 경북은 82.9%가 정치후원금을 후원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10명 중 한두 명만 정치후원금을 내겠다는 것이다.
경북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정치후원금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사람은 선관위를 방문해 직접 기부하거나 정치자금 기부센터(www.give.go.kr)를 통해서 계좌 입금, 신용카드 등으로 기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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