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방마님 '투수 궁합' 따라 달라요

입력 2014-05-02 09:48:41

라이온즈 전담포수제 가동…진갑용 이지영 이흥련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특정 투수와 포수가 배터리를 이루는 '전담 포수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다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이지영이 지난달 30일부터 1군 훈련에 다시 합류하면서다.

전담 포수제에서는 붙박이 주전 포수 없이 매 경기 선발 투수에 따라 다른 포수가 출전한다. 포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 '궁합'을 통해 투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프로야구 첫 외국인 투수-외국인 포수 조합을 선보인 넥센의 좌완 앤디 밴헤켄과 비니 로티노의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삼성의 전담 포수제는 경기력 극대화를 위한 방편만은 아니다. 뒤집어 말하면 확실한 주전감이 없다는 이야기다. 류 감독은 "롯데 강민호처럼 백업 포수와 기량 차이가 크다면 고민할 일도 아니다"라며 "이지영과 이흥련은 실력이 엇비슷해서 투수들의 의견에 따라 교대로 내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3명의 포수를 엔트리에 넣으면서 전담 포수제를 운영했다. 1'5차전에는 윤성환과 이정식이 선발로 나왔고, 2'6차전에서는 밴덴헐크와 진갑용이 호흡을 맞췄다. 3'4차전은 장원삼'배영수-이지영이 선발 조합이었다. 7차전은 스타팅 멤버로 나온 진갑용이 장원삼'안지만'차우찬'오승환의 공을 받았다.

올해는 신인 포수 이흥련의 가세에 따라 삼성의 '안방마님'을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 주목받는 신인 가운데 한 명인 이흥련은 21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0.246 8타점 도루 1개를 기록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 0.313, 출루율 0.317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도루저지율은 0.222로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신인치고는 좋은 수비를 펼쳤다. 류 감독은 "이흥련이 진갑용과 이지영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이 가장 많이 향상된 선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삼성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13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린 이지영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처지다. 2008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2012년까지는 77경기만 1군에서 뛰었다. 지난해 88차례의 도루 시도 가운데 21차례를 막아 도루저지율 0.239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타율 역시 268타수 64안타로 0.239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진갑용은 상반기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챔피언 반지를 6개나 가진 프로야구 최고참 포수답게 '가을 야구'가 열리면 중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6경기에 교체 투입된 이정식은 설 자리가 좁아졌지만 성향이 비슷한 윤성환이 던지면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둘은 4월 4일 롯데전, 19일 NC전에도 선발 투입됐다.

일부에서는 최형우처럼 포수 출신 야수들의 '반짝 포수' 기용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한다. 물론, 경기 중 대타 기용 등으로 포수 자원을 모두 소모한 경우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가 캠프 때 틈틈이 포수 훈련을 했다"면서도 "2루 송구가 좋지않아 그럴 일은 없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최형우는 지난해 8월 23일 대구 두산전에서 이지영'진갑용에 이어 8회부터 홈 플레이트를 지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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