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사랑하는 아들에게

입력 2014-05-01 11:45:45

최은화(대구 서구 달서천로)

베란다 창문 너머로, 하얀 목련이 하얗게 웃고 있다.

어느덧 봄이다.

전화기 벨소리에 잠이 깼다.

여보세요? 어느 낯선 이의 중저음의 목소리다. "누구세요?" "엄마, 나 아들 찬일이." 그토록 그리웠던, 군대에 있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더니, 드디어 아들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뜬금없이 "엄마 사랑해요" "응 엄마도 사랑해".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 처음으로 듣는 아들의 사랑한다는 말에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들이 복받쳐 온다.

작년 12월 의정부로 군 입대하던 날,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나서 마음고생했던 일이 생각이 난다.

군 입대를 다음날로 미루자고 해서 엄마 아버지는 애간장이 탔었다.

다행히, 도움을 받아 부대까지 제 시간에 갔었지. 너를 부대 안으로 들여보내고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들어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너에게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 것 같아, 그리고 미운 정 고운 정에 많이 울었었다.

그래도 다행히 잘하고 있다니 고맙구나. 수료식이 있던 1월에 너를 보러 갔을 때 조금 더 늠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있더구나. 애써 눈물을 참으려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구나.

그래도 다행히 씩씩한 모습을 보여서 엄마는 마음이 한결 놓였단다.

"우리 아들 장하구나, 그리고 고맙구나."

아들아! 서운한 마음 모두 버리고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고가 되기보다는 바른 마음으롤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몸 건강히 전역해서 한결 더 늠름해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만나자꾸나.

"엄마 사랑해요." 이 한마디가 하루 종일 귓전을 맴돈다. 사랑한다, 아들아.

2014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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