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수학여행' 소규모·테마별 보내자

입력 2014-05-01 10:34:25

세월호 참사 여파 대안 급부상…여행비·교사 업무 증가 등 부담

'대구로 몰려오는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 5월초 중국의 노동절과 일본 연휴인 골든위크를 맞아 중국, 일본인 관광객들이 대구,경북으로 몰려들고 있다. 30일 오후 팔공산 동화사에서 중국 하얼빈 용적신세기초등학교 학생들이 대웅전 앞 경내를 둘러보며 한국의 불교문화를 배우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 정화중학교는 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로 올해 수학여행을 취소했지만 2012년부터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담임교사들이 겨울방학 동안 직접 2박 3일 일정의 코스를 짠다.

이 가운데 7, 8개 코스를 선별해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으로 알려주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희망하는 테마를 선택한다. 3학년의 경우 숙소를 한 곳으로 정해놓고 3, 4개 코스로 나눠 졸업여행을 하고 있다.

이 학교 정원영(41) 교사는 "과거에는 한 학년 전체가 2박 3일 일정으로 설악산 등을 다녀왔다.

하지만 2년 전부터 테마를 나눠 소규모로 움직이니까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덜해졌다. 교사당 관리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그만큼 신경을 더 쓸 수 있다"며 "과거 대단위 수학여행 때는 학생들 상당수가 여행지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소규모 테마별 여행을 한 이후에는 만족도가 80%가 넘는다"고 했다.

교육부가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전국 학교의 1학기 중 수학여행을 취소했지만, 수학여행 존폐 및 방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학여행을 근거리 위주의 소규모 테마 여행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부는 이미 각급 학교에 4학급 또는 150명 이하 소규모 단위의 테마형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들은 여행비 부담 증가와 사전 준비에 따른 교사의 업무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소규모 수학여행을 하고 있는 한 중학교 교사는 "담임교사 혼자 프로그램 마련, 사전답사, 현장인솔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소규모 수학여행을 확산시키려면 프로그램 개발, 인력 보충 등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대구의 대부분 중'고교는 여전히 학년별로 대단위 수학여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와 여행업계에서는 대규모로 움직이는 수학여행을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수학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소규모로 움직이면 아무래도 관리나 통솔이 쉽고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버스도 여러 대가 한꺼번에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추돌사고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멀리 가면 그만큼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원거리 여행도 가능한 배제해야 한다. 여행 코스만 잘 짜면 얼마든지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교총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수학여행 안전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교육청 차원의 지원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도 이 같은 의견을 고려해 현재 권장사항인 소규모 단위의 테마별 수학여행을 앞으로 의무사항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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