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애도 마음 담아…브람스의 '비가, Op.82'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새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줄리안 코바체프(Julian Kovatchev)의 두 번째 무대가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향 '제403회 정기연주회'로 브람스, 멘델스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들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와 슬픔을 조심스럽게 보듬고 위로한다.
이날 첫 무대는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마음을 담아 브람스의 '비가, Op.82'를 경건하고 장엄하게 연주한다. '애도의 노래'라고도 불리는 이 곡의 연주를 위해 60여 명의 대구시립합창단이 함께한다. 브람스는 1880년 그의 친구였던 화가 안젤름 포이어바흐(A. Feuerbach)가 세상을 떠나자 친구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 곡을 만들었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로 찾아온 슬픔과 고독을 저변에 깔고 있지만, 슬픔 뒤에 고인의 영생과 생명의 정화를 숭고하고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기에 이 곡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어두웠던 분위기는 이어지는 멘델스존의 무대로 일변한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Op.25'를 대한민국 대표 차세대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협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 곡은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중 최초로 출판된 곡이자 멘델스존이 가장 자신 있어 했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멘델스존다운 고상하고 알기 쉬운 선율을 자랑하며 매력적이고 극적인 힘을 갖추어 화려하게 빛난다.
이 곡의 협연을 맡은 피아니스트 김태형은 통찰력 있는 해석과 정교한 연주력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한민국 대표 차세대 피아니스트이다. 2004년 제21회 포르투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및 베토벤 특별상을 수상하며 국제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김태형은 같은 해 베오그라드 쥬네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에 입상했다. 특히 2013년 영국 헤이스팅스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에서 우승과 동시에 청중상을 수상하며 '클래식의 수도' 런던에 그 이름을 알렸다.
끝으로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5번, Op.100'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는 "이 곡에서 나는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들의 환호와 힘, 관대함, 순수한 영혼을 노래 부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작곡하여 1945년 독일군을 페테르부르크에서 몰아낸 후 축제 분위기 속에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프로코피예프 자신의 지휘로 초연됐다. 평화로웠던 러시아에 전쟁이 닥치고 긴장감 속에 전쟁의 참상을 그리면서 희생자들을 애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피날레에서 전세가 역전되어 러시아가 승리하는 순간을 기쁨과 환희로 표출하고 있다.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서정성과 서사성으로 현대 음악들 중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여객선 침몰 참사로 대한민국이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지금, 대구시향은 음악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음악으로 슬픈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자 한다"며 "슬픔을 정리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대구시향의 연주가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석 1만6천원, B석 1만원.(학생 50% 할인) 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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