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세월호 선장은 우리들 모습입니다

입력 2014-04-30 08:00:00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는 고급 관료와 퇴직 관료들이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놀라운 범죄를 저질렀다. 원전 마피아! 적국의 간첩들도 아닌 고급 국가공무원들이 저지른 그 엄청난 죄는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이완용의 죄보다 가볍지 않을 범죄이지만 이와 같은 반역적, 반국가적 범죄에 마땅한 엄벌을 내리는 추상같은 사법체계도 없는 듯하다. 아직 재판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그들은 이미 잊힌 존재가 되었다.

또다시 믿을 수 없는, 믿기지도 않는 끔찍한 세월호 여객선 참사가 발생하였다. 수백 명의 꽃다운 어린 학생들을 포함하여 300명이 넘는 아까운 생명이 수장되었고, 온 국민은 넋이 빠진 상태다. 서서히 참사의 원인이 밝혀지면서 부도덕한 해운업체와 결탁한 해양수산부 관료 마피아의 조직적인 비리와 범죄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국가시스템 내에서 기생하며 국민과 국가보다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료 마피아들이 구축한 엄청난 조직적 불법과 비리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된 대형참사를 경험하고도 우리는 교훈을 얻지 못하였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항상 그렇듯이, 먹고사는 문제를 돌보느라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그냥 지나친 것이다.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노란 리본을 달고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기적적인 귀환을 기원하는 것보다 이제 우리는 수백 명의 희생 위에 새롭고 정의로운 나라의 초석을 세우는 것으로 그들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여야 할 것이다.

어저께 '미국자유연합'이라는 기관의 대표인 수잰 숄티는 "북한 인권을 외면해온 한국 정치권의 행태는 저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세월호 선장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였다. 얼마나 현명한 비판인가! 그리고 이 비판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점과 불법 부조리를 따지거나 신고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당신들의 모습이 바로 세월호 선장'이라는 통렬한 비판을 가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우리는 이 따끔한 충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요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나아가지 않으면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가의 근본적인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지금의 큰 슬픔을 온 국민이 가슴에 새기고 뜻을 모아 한뜻으로 합리적인 선진국가시스템의 재건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선량들을 지속적으로 선출하는 방법뿐일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 66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지 못하였다. 너무나 늦었지만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이다.

오블리제성형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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