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화물열차를 역 구내서 해체…시멘트 가루 습격당한 시민들

입력 2014-04-29 10: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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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진방지 시설 설치 않아…"이동비용·시간 들어 강행"

코레일로부터 폐화물열차를 매입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안동역 구내에서 중장비를 동원, 마구잡이식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오석 기자
코레일로부터 폐화물열차를 매입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안동역 구내에서 중장비를 동원, 마구잡이식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오석 기자

철도 폐화물열차(시멘트 수송 전용차량) 분리해체 작업이 분진 및 소음 방지시설도 없는 안동역 구내에서 마구잡이로 이뤄져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분리해체 대상 열차는 수명이 다한 화물열차 23량으로, 한국철도공사가 3월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리시스템을 통해 S폐기물업체(경기도 파주시)에 매각한 것이다.

이 업체는 낙찰받은 폐열차를 분진 및 소음방지 시설이 갖춰진 처리 장소로 옮기지 않고 안동역 구내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이곳은 하루 500여 명의 시민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도로와 불과 10여m 떨어진 곳. 한 시민은 "화물열차 안에 쌓여 있던 시멘트 가루 등이 날리는 바람에 길을 다닐 수 없을 정도"라며 "자동차도 폐차장에서 해체하는데 화물열차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부술 수 있느냐"고 했다.

S폐기물업체 관계자는 "폐열차를 비싼 값에 매입한데다 거래처인 포항의 한 제철소까지 운반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이 강행했다. 코레일 본사로부터 현장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협조를 받았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그동안 폐열차는 대전 코레일 정비사업단에서 분리해체 작업을 해 왔는데 올해는 분리할 폐열차가 1천 대가 넘고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해당 지역에서 바로 해체토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당장 경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시멘트 가루가 날리고 소음이 심각한 해체작업을 도심에서 강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분진이나 소음방지 시설도 갖추지 않고 역 구내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시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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