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슬픔이 전국을 짓누르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대구경북의 각종 경제지표는 온통 장밋빛이다. 올해 1분기 대구의 수출 증가율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 수출 실적은 18억9천1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1%(전국 평균 2.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액 6억달러를 초과한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월 대구경북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CSI는 108로 지난해 9월(103)에 비해 5포인트(p) 상승했다. CSI는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부정적인 가구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증시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잇따라 코스피 지수 2천대를 돌파하고 있다. 움츠렸던 대구경북 경제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있다.
그렇다고 오랜만에 받아든 성적표에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봄을 시기하는 또 하나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바로 중국발 서풍. 수출 부진, 위안화 및 주가 약세, 그림자 금융 등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다. 이 중에도 중국의 과도한 부채는 심각한 위협요소다.
중국의 총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40%라는 공식 통계도 있다. GDP의 약 35%에 이르는, 공개되지 않은 그림자 금융의 대출을 숨긴 액수임에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기업부채가 GDP의 111%, 미국이 75%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과도하다. 놀랍게도 2008년에 비해서는 무려 65%나 증가한 수치다.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차이나 리스크로 불리는 이 바람은 지역 경제를 또다시 꽁꽁 얼려 버릴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총수출 중 대중국 비중은 26%(2013년)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대중국 수출 편중도는 대구 23.2%, 경북 27%로 서해안권(서울'경기, 충청, 전남)보다는 낮지만 부산'울산'경남권보다는 높다. 문제는 대구경북 기업들의 대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2012년 대구지역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21.7%에서 지난해 23.1%, 올 들어 1/4분기에는 24.4%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DGB경제연구소가 '베이지먼 칼먼'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이 1% 둔화할 경우 지역내총생산(GRDP)은 대구 1.72%'경북 1.52% 감소하고, 생산은 대구 3.4%'경북 3.28%, 수출은 대구 3.16%'경북 3.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기침만 해도 응급실로 실려갈 처지다. 눈치 빠른 기업들은 벌써부터 현금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장법인들의 유동비율은 233.68%로 전년보다 16.88%p 증가했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유동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유비무환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시장지표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매출채권 등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차이나 리스크가 실제로 현실화됐을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칫하면 오랜만에 찾아온 봄이 한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아무쪼록 대구경북 경제계에 향긋한 신바람이 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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