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노숙자 머리카락 손질 '가위손' 봉사

입력 2014-04-24 14:01:55

◆계명문화대생 구세군 상담센터서

"머리 잘 깎았습니다. 다음 달에도 깎아 주지요? 그리고 수요일 날 라면 주나요?"

구세군 동대구 상담센터에서 머리를 깎고 나오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한눈에 봐도 노숙자란 걸 알 수 있다. 한 손에는 가방을 들고 등에는 배낭을 메고 배낭 위에는 담요 한 장을 둘둘 말아 끈으로 어설프게 묶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동글동글한 의자가 여러 개 놓여 있고 거울도 없는 이발소다. 임시로 만들어져 비바람만 겨우 가릴 수 있는 건물에 머리를 깎으려고 7, 8명이 기다리고 있다. 계명문화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학부 헤어디자인 전공 학생들 6명이 바쁘게 가위손을 놀리고 있다.

"한 사람 이발하는데 보통 20분 정도 걸려요. 제 시간이 되면 몰려오는 분들로 인해 눈 돌릴 시간이 없어요. 오늘도 50~60명은 깎았을 걸요." 봉사팀장 김한솔(헤어디자인 전공 2학년) 학생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이들 학생들은 학교에서 6명씩 4개의 팀으로 나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봉사를 하고 있다. 매월 첫째 목요일은 이곳에서 가위손 봉사를 하고 있다.

한편 구세군 동대구 상담센터 이발 봉사는 이곳 윤성현 복지사의 역할로 이뤄지고 있다. 윤 복지사는 매주 수요일 센터를 찾는 노숙자 50여 명에게 점심으로 라면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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