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서 민요 부르며 어머니 그리움 달래"
"요양시설에서 민요를 불러주는 봉사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나 자신을 치유하는 길입니다."
5년째 지역의 요양병원을 찾아다니며 흥겨운 민요를 들려주고 있는 봉사자가 있어 주위의 어르신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홍영숙(51'동구 신기동) 씨가 그 주인공.
5년 전 의류사업과 음식업을 하다 잇따라 사업에 실패하고 삶의 돌파구를 찾던 홍 씨는 친구의 소개로 지역의 한 쇼핑센터 문화강좌에서 민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업 실패로 생긴 우울증도 사라지고 모든 일도 술술 잘 풀렸다고 한다.
"첫날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소리 수업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가슴을 후려치는 먹먹한 울림의 소리에 이끌려 민요에 빠지게 됐다"고 홍 씨는 회상했다.
2010년 홍 씨와 함께 문화센터 소리 공부에 참여한 회원 18명이 조순남 소리 선생의 권유로 '우리소리연구회'라는 봉사활동 단체를 결성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재능기부에 나섰다. 회원들 저마다 키워온 기량을 바탕으로 지역의 복지관과 시설을 찾아다니며 즐거움을 선사해오고 있다.
우리소리연구회 부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 씨의 민요 실력은 사단법인영남민요아리랑 보존회 주최 제2회대구아리랑제 은상, 제6회전국아리랑경창대회 장려상을 수상할 만큼 수준급이다.
영남민요보존회 회원이기도 한 홍 씨는 매월 화요일과 금요일에 고산재가병원과 한성병원, 수성사랑요양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아리랑, 밀양아리랑, 창부타령 등 흥겨운 민요 가락을 선사하고 있다.
4남 4녀 중 일곱째인 홍 씨는 13년간 치매를 앓은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돌본 효녀다. 홍 씨가 오랜 시간 동안 요양시설 어르신들을 찾아가 노래 봉사를 해온 것도 생전에 노래를 좋아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때문이다.
홍 씨는 "말도 잘 못하는 어르신들이 귀에 익은 노랫가락에 흥얼흥얼 어깨춤을 들썩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어르신들의 기력이 쇠약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글 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 이종민 기자 chunghama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