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기념사진 "이게 기념할 일이냐"

입력 2014-04-21 10:47:37

일부 부적절 행동 유족에 대못질

정부는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보듬어주지 않았다. 더는 멍이 들 자리가 없는 가슴에 대못질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찾은 정부 고위 인사 일행 등의 부적절한 처신이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안전행정부 고위 공무원은 20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상황본부에서 기념사진 촬영 논란에 휘말렸고, 그 일이 있은지 3시간여 만에 직위해제 됐다.

실종자 가족들에 따르면 안행부 송모 감사관은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사망자 명단 앞에서 동행한 공무원들과 사진촬영을 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감사관은 "고생했는데, (기념)사진이나 찍고 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이게 기념할 일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학생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족을 자극했다가 격한 항의를 받는 망신을 당했다. 18일 오후 6시쯤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원고 학생 이모 군의 빈소에 나타난 서 장관 일행 중 한 수행원이 서 장관보다 몇 걸음 먼저 빈소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유족에게 입구 쪽을 가리키며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건넸다. 눈시울을 붉힌 채 무너지듯 벽에 기대 있던 이 유족은 곧바로 "어쩌란 말이냐.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뜻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서 장관은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바로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서 장관은 침몰 사고 당일이었던 16일에도 구조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의전용 의자에 앉아 탁자 위에 놓인 컵라면을 먹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해 비난을 받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상황 소식을 전하던 SBS 기자는 생중계 중 웃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일 오전 10시 방송된 SBS '뉴스특보-여객선 세월호 침몰'에서 스튜디오 인터뷰 중 사고 현장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가 웃고 있는 모습이 4초 정도 방송됐고, SBS는 이날 공식 사과했다.

진도에서 서광호 기자 홍준표 기자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