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세월호 잇단 보도, 정부 구조 혼선 집중
"이번 참사는 한국에서 젊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숨진 사고 후 두 달 만에 벌어졌다. 2월 경주에서 건물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난 사고는 1970년 발생(남영호 침몰)했는데, 당시 과적 화물선이 침몰하며 320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는 1993년 서해에서 침몰한 다른 여객선(서해훼리호)에 이어 가장 큰 해난 사고다."
주요 외신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전하며 끝 부분에 덧붙인 내용이다. '20년 전 사고에서도 전혀 배운 게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느냐?'고 꾸짖는 말이다.
외신들은 이번 참사에 대해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만한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졌다며, 한국에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와 선사의 구조작업 혼선과 미흡한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수색'구조 작업이 속도를 못 내고 사망자 수만 늘어나면서 가족들의 분노와 좌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발전된 국가도 안전 위기에 직면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번 사고는 한국의 현대화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조선업은 세계 일류이고 생활수준도 선진국에 가깝지만 위기 대처 모습은 선진국과 거리가 멀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판 블로그인 '코리아 리얼타임'을 통해, "한국 인터넷에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분노가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박근혜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20일 인터넷판에서 "사고 3일이 넘어서야 다이버들이 여객선 안으로 들어갔고, 상당히 느린 구출 작업은 가족들에게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100여 명의 가족들이 항의의 표시로 진도 섬을 떠나 수도로 행진하자 경찰들이 막아섰다"고 전했다. BBC는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 항의 방문 시도와 관련, "항의자들이 서울로 행진하는 걸 설득하려 총리까지 내려왔다. 이 충돌이 국가적으로 정치 이슈가 되고 정부에 해가 될까 봐서"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 CBS도 "실종자 가족들이 시신조차 찾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정치 편집자인 페터 스투엄은 칼럼을 통해 "침몰한 배와 수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말로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정부의 운명은 때로는 정치와 전혀 연관되지 않은 사건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 미국 CNN'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사고 후 가장 먼저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선장에 대한 비난도 쏟아내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선 "선장이 승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규정이 법제화돼 있는데도 이 선장은 어겼다. 혼자 육지에 무사히 발을 디뎠는지 몰라도 감옥에 내리게 됐다"고 비꼬았다. 또 "세월호는 침몰까지 무려 2시간 30분이 걸렸지만 승객들에게 '가만 있어라'는 안내방송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김수용 기자 ksy@msnet.co.kr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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