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복디자이너가 꿈
"처음 기능대회에 참가해 많이 떨립니다. 혹시나 한 번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우리나라 최고 한복디자이너의 꿈을 놓지 않겠습니다."
대구 칠성고등학교 2학년 최상헌 군이 이달 10일 대구 경북공업고등학교에서 열린 2014 대구시 기능경기대회 한복 직종 응시장에서 열심히 바느질하며 포부를 말했다. 재봉질을 하는 중년주부들 사이로 앳된 얼굴로 제법 능숙한 솜씨를 뽐내며 한복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렸을 때부터 의상에 관심이 많았던 최 군이 중학교 3학년 때인 2012년부터 취미로 코스프레(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의상과 행동을 따라하는 퍼포먼스)를 따라하면서 한복을 처음 접하게 됐다. 관련 서적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집에서 틈틈이 직접 재봉틀로 옷을 만들어보곤 했다.
최 군의 어머니는 이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때 취미로 하다가 치우려니 생각했는데 어느 날 여자들보다 더 세심한 아들의 바느질 솜씨를 발견하고 침산동의 한 섬유패션 학원에 등록을 해줬다. 최 군의 재능을 발견한 패션학원 원장의 지도를 받으면서 실력을 키워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최 군이 출전한 한복 부문은 3일간 16시간에 걸쳐 한복을 만드는 기능경진대회로 성인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 군은 자원삼(궁중의 공주들이 입는 보라색 예복) 만들기 과제를 받고 한 치 망설임 없이 옷감에 초크로 쓱싹 본을 만든 뒤 자신 있게 가위질을 해나갔다.
이날 기능경기대회 한 관계자는 "한복부문 참여자는 보통 한복점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이 대다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도 아닌 남자 고교생이 한복 기능대회에 참여한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글 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 이종민 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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