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화합 위해…경북대에 30억 건물 신축 선물
"대구에서 정말 행복했고,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베풀어주신 사랑을 다 갚지 못하고 떠나는 게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검사로서 소임을 마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영호남의 융합에 앞장서는 것입니다."
소병철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사진)이 지난해 4월 대구를 떠나면서 매일신문과 한 인터뷰(2013년 4월 9일 자 보도)에서 마지막으로 한 약속이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꼭 1년 만에 찾아왔다.
소 전 고검장은 17일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함께 대구를 찾았다. 경북대학교 함인석 총장과 만나 경북대에 30억원 상당의 건물 신축을 약속하며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경북대에서 보여준 부지 3곳을 돌아본 뒤 건물의 용도와 장소, 설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이들은 이에 앞선 이달 9일 만나 경북대에 건물을 짓기로 구두 약속했다.
이번 경북대 건물 신축 사업은 소 전 고검장이 같은 전남 순천이 고향인 이중근 회장에게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대구경북을 떠나면서 '대구경북에 기여할 수 있는, 영호남이 화합할 수 있는 뜻깊은 일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소 전 고검장은 "마지막으로 매일신문을 통해 한 약속이 대구를 떠난 후부터 한시도 머리와 가슴에서 떠나지 않았고, 큰 숙제로 남아 있었다"며 "그러던 중 대구고검장 재임 시절 명예박사 학위를 준 경북대에 동서화합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고 싶었고, 고향 선배인 이중근 회장에게 제안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고 했다.
소 전 고검장은 이 회장에게 '부영이 대구경북에서 임대아파트 사업을 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대구경북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 회장이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경북대 신축 사업이 성사됐다.
그런데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만나 대구의 한 고교에 기숙사를 지어주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소 전 고검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대구를 떠나면서부터 계획을 세웠지만 검사 신분으로서는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어 추진하지 못하다가 올해 검사 소임을 마치고 자유인이 되면서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매우 기쁘고 뿌듯하다"며 "대구경북을 위해 조그만 일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퇴임 후 홀가분하게 하나씩 약속을 지켜갈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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