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단체 여행 후폭풍, 제주도 뺀 다른 장소 물색…스상 스포츠 일정도 취소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들이 탑승한 진도 여객선 침몰 소식에 수학여행 등 학교 단체여행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수학여행 시즌에 벌어진 대형사고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학교에 수학여행 일정과 여행사'운송업체의 신뢰성 여부를 묻는 등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수학여행 자체를 없애라는 글을 남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상당수 중'고교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지만 대부분 비행기편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 단체 여행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 말 제주도 수학여행이 예정된 북구 A고교에는 진도 여객선 침몰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수학여행에 선박을 이용하는 일정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화였고, 일부 학부모들은 신청했던 수학여행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A고교 직원은 "16일 교사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했는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 제주도에서도 배를 타는 일정은 빼기로 했다"며 "이미 여행사와 계약이 돼 있어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학생이 많아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B고교 학부모 정모(44) 씨는 "다음 달 딸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걱정스럽다. 제주도까지는 항공편으로 가는데, 제주도에서 마라도까지 배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이 있다. 경주 리조트 참사, 진도 여객선 침몰 등 대형 참사가 잇따르고 있어 솔직히 수학여행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17일부터 1박 2일간 경북 포항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 수성구 C고교는 학부모들의 확인전화가 빗발쳤다. 포항까지는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지만, 카약 등 각종 수상스포츠 활동이 일정에 포함돼 있어서다. 학부모 김모(48) 씨는 "학교 측이 안전하다는 설명을 하는데 불안하다"며 "우리 아이는 해당 현장체험학습을 보내지 않겠다고 학교 측에 연락했다"고 했다.
아직 수학여행지를 결정하지 않은 학교들은 일단 제주도를 배제하자는 분위기다. 북구 D고교는 지난해에는 제주도로 갔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다. 이 학교 교사는 "마침 수학여행지를 결정하는 시기였는데 회의를 통해 제주도는 제외한 상태에서 선정하기로 했다"며 "지난해에도 비행기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고려해 안전한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16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초'중'고교 현장체험학습의 안전 상황을 다시 점검하고 조금이라도 안전이 우려되면 취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 각 시'도교육청에 이미 세운 학교별 현장체험학습 안전 대책을 재점검해 보완하고, 이행 여부를 철저히 짚어보도록 요구했다.
대구시교육청은 16일 각급 학교에 안전 상황을 점검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22일까지 학교별 수학여행 장소와 일정 등 세부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수학여행 일정을 파악하고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해양스포츠 일정이 있는 일부 학교에는 최대한 변경을 권유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줄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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