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보다 민심? 친박 곳곳 진땀

입력 2014-04-16 11:19:33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내 경선에서 친박계가 지원하는 전국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줄줄이 비박계 후보에 밀리고 있는 탓이다.

14일 경상남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지사가 승리하자 대회장을 찾은 홍문종 사무총장 등 친박계 지도부와 홍 지사 반대편에 섰던 국회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지도부까지 나서 물밑에서 경쟁후보였던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총력 지원했지만, 홍 지사가 여론조사는 물론 '당심'(당원'대의원 투표)에서도 앞선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 친박계 지도부의 보이지 않는 오더가 당원, 대의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은 울산에서도 재현됐다. 친박계 강길부 의원이 나섰지만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이 울산시장 후보로 당선됐다.

친박계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경선에 나선 부산에서도 서 의원은 여론조사 등에서 좀처럼 권철현 예비후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지지) 논란이 벌어졌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친박계 인사들의 광범위한 지원을 확보한 김황식 전 총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박심 논란이 빚어지자 한때 선거운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던 김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 간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은 채 오히려 굳어지고 있다. 그러자 여권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김 전 총리에 대해 사실상 손을 뗐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나오는 상황. 역전 가능성이 없는 후보에게 몰입, 자칫 정치적 상처를 입는 것보다는 이 시점에서 선을 긋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축인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도 박 대통령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차출됐지만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접전을 벌이는 것도 '박근혜 마케팅'이 당심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조원진 국회의원과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 서상기 국회의원 등 4명의 후보가 본격대결에 나선 대구시장 후보 경선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서 의원이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주성영 전 의원의 지지선언까지 얻어냈지만, 시너지 효과가 아니라 역풍이 불고 있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서 의원의 친박 마케팅 전략 역시 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처럼 당심을 파고들지 못하면서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친박계의 한계는 '친박계' 주자들이 박 대통령의 영향력에 지나치게 의존, 대중정치인으로 제대로 각인되지 못하면서 박 대통령 지지와 결합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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