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비닐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젊은 남성. 거울을 쳐다보면서 태연하게 머리를 다듬습니다. 하지만 가방 안에는 생후 28개월 된 이 남성의 아들 시신이 담겨있었습니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22세 정모 씨는 지난 2월 아내와 별거한 뒤 PC방을 떠돌며 아들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7일 엿새 만에 집에 돌아온 정 씨는 아이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 했지만 시신을 집에 방치했습니다.
한 달여 뒤, 전세집을 내놓은 정 씨는집을 보러온 사람이 냄새를 맡을까봐 집에서 1.5km 가량 떨어진 곳에 시신을 버린 것입니다.
11일 오전 이곳에 버려진 아이의 시신은 13일 정씨의 자백을 받은 경찰이 찾을 때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아내가 아이의 행방을 추궁하자 정 씨는 "노숙생활을 하다 아이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허위신고까지 했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굶어서 죽은 것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권창현 /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만 2세 아동을 갖다가 장기간에 걸쳐 총 10일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 피의자 스스로도 예상하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게임에 중독된 부모 때문에 아기가 목숨을 잃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경기 수원시에서 부부가 게임에 빠진 사이 생후 3개월 된 딸이 굶어 죽었고, 2012년에는 게임에 중독된 20대 여성이 PC방에서 아기를 낳은 뒤 비닐봉지에 넣어 숨지게 했습니다.
[의상협찬]앙디올
뉴미디어부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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