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올해 6기 모집…은퇴후 보람있는 인생2막, 조-손세대 문화소통 인기
"우리 세대는 누구나 어릴 적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요. 할머니가 '어흥'하며 호랑이 소리를 흉내 내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린 남매가 호랑이한테 쫓길 때에는 발을 동동 구르다 잠이 들곤 했지요. 그때는 몰랐지만 할머니 무릎에 누워 들었던 옛 이야기가 내가 받은 첫 교육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 것 같아요. 이처럼 따스하고 정겨운 우리만의 독특한 전통 무릎 교육을 컴퓨터게임과 TV 등 혼자 놀기에 익숙해지면서 자꾸만 삭막해져 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옛날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조(祖)-손(孫)간 소통'으로 어루만져 주고 있어요."
지난해 12월 20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2013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전국대회'에서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해 온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이야기할머니 1기생 성영자(61'청송), 2기생 최진자(65'서울)'김정순 (70'전주) 할머니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2009년 30여 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교육을 통해 2010년부터 안동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던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이 올해 6기를 맞으면서 전국적인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 사업의 올해 교육을 위해 2월까지 전국에서 모집을 받은 결과 750명 선발에 무려 4천995명의 신청자가 몰려 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자 2천600여 명에 비해 52%나 증가한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전국 권역별로 7일부터 15일까지 면접에 들어갔다. 특히 수도'강원권의 경우 2천435명이 지원해 전체 지원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인기 폭증은 앞서 활동해 온 1~5기생 이야기 할머니들 덕분이다. 친구가 이야기 할머니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서 지원을 결심하거나, 은퇴 후 소외감을 느끼던 할머니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가족들이 권유해 지원하기도 했다.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은 "학업'준비 기간 30년, 사회 활동 기간 30년, 은퇴 후의 삶 30년을 살아가는 요즘 은퇴 후 삶을 보람되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노령의 여성들도 사회에 재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조손(祖孫)세대의 문화를 소통시키고 유아 인성 함양과 더불어 민족문화의 정체성 제고에 기여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는 그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 사업"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은 수도'강원권 2천433명, 영남권 1천476명, 충청'전라권 940명, 제주도에서 32명의 할머니를 대상으로 면접시험을 치른다. 최종 합격자는 이달 28일에 발표될 예정. 선발된 제6기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교육을 받고 내년도 주거지 유아교육 기관에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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