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교 중학생 200명 12일 대구야구장 합동공연
12일 대구시민야구장은 신명나면서도 웅장한 모듬북 소리로 가득 찬다.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기에 앞서 대구 15개 중학교 모듬북 동아리 학생 200명이 15분간 모듬북으로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에 참가할 학생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덕원중학교 김수환(3학년) 군은 "합동 연습 때 모듬북 200대가 내는 웅장한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며 "학생들이 한마음이 돼 준비한 공연이라 잘해낸다면 정말 뿌듯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지역 중학생들이 야구장에서 모듬북 합동 공연을 하기로 해 화제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공연은 교육기부에서 비롯된 것이라 의미가 더 크다. 이 공연은 삼성 라이온즈의 교육기부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기획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2년 시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맺은 뒤 대구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프로그램' 참가자를 위해 관람석 300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공연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두드릴 모듬북에도 교육기부의 따뜻한 손길이 녹아 있다. 평리중, 교동중, 영남중, 경상중, 화원중 등 5개교는 시교육청이 주관하고 매일신문사가 후원한 '우리마을 교육공동체 1사(社)-1교(校) 악기기부 프로젝트'(본지 3월 25일 자 18면 보도)를 통해 모듬북을 지원받은 곳이다. 나머지 10개 중학교는 (사)세로토닌문화로부터 모듬북을 기증받았다.
모듬북이 이처럼 기부 물품으로 주목받는 것은 다른 악기에 비해 다루기 어렵지 않은 데다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평가 덕분이다.
평리중 모듬북 동아리에선 15명의 회원 중 2, 3학년 9명이 이번 공연에 참가한다. 이 클럽을 지도하는 조광제 교사는 "아이들은 교사와 친구들로부터 재능 있는 학생이라 인정받으면서 자신감이 커지고 표정도 밝아졌다"고 했다. 이 학교 임영훈 교장은 "정서적으로 불안하던 아이들이 모듬북을 두드리면서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화원중 모듬북 동아리를 지도하는 함석훈 교사도 "아이들은 연습하느라 손에 물집이 잡혀도 모듬북을 두드릴 때 스트레스가 풀려 즐겁다고 한다"며 "모듬북을 치면서 아이들이 자주 웃는 게 보기 좋다"고 했다.
15개 중학교 학생들은 토요일을 활용해 이미 5차례 합동 연습을 마쳤다. 6일에는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현장 예행연습도 진행했다. 공연 당일까지는 각 학교별로 마무리 연습을 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애초 최대 150명 정도가 공연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워 행사 규모가 더 커졌다. 학생과 모듬북을 실어나르기 위해 대형버스 15대가 동원되고, 공연에 나설 학생 200명 외에 모듬북 설치를 도울 도우미 학생 130여 명까지 더하면 300명이 넘는 학생이 이날 행사에 참가한다.
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 김기선 장학사는 "이 행사가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학교 교육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지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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