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황혼 육아'를 결심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다양한 육아관련 강좌에 몰려들고 있다. 대구 수성구보건소 '명품 할아버지'할머니 베이비시터 대학'은 경쟁률이 3대 1을 넘어서고, 대구 중앙도서관의 은빛 동화구연반에도 예비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황혼 육아 교실'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왕성한 사회활동이나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자녀들에게는 감사하고 또 고마운 일이다. 한동안 노인대학의 황혼 생활 십계명 가운데 첫 번째가 '손자 손녀 절대 봐주지 마라'였다. 편안하게 쉬어야 할 노년 생활의 여유가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수긍이 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 자녀 키우느라 헌신을 아끼지 않았는데, 손자 손녀 돌보느라 늘그막에 허리 휘는 고생을 사서 하지 말라는 충고가 담겨 있다. 일부 모임은 손자 손녀를 데리고 나오지 말라는 눈총까지 주는 경우도 없지 않다. 전쟁의 폐허에서 반백 년 만에 세계 7대 무역대국으로 일어선 원동력이 끈끈한 가족문화와 교육에 대한 열의였건만 이기적인 세태에 밀려 많이 퇴색됐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데 없는 젊은 부모들은 답답하고 막막한 심경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오죽하면 자녀가 어릴 때는 아이를 돌봐줄 '아줌마 덕'이 있어야 한다거나, 아이를 돌봐줄 아줌마를 따라 이사까지 다녀야 하는 현실이 비일비재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돌봐주는 '황혼 육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각종 강좌가 열리는 것은 바람직하다. 마을마다, 동네마다 다양한 교육 과정을 활성화하고, 제2의 육아에 나선 할아버지 할머니를 정서적으로 지지할 자조모임이나 지원모임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대구'경북에서도 손자 손녀 돌보미 사업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서울 강남 3구(강남, 송파, 서초)는 손자 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월정액을 지원해준다. 대구'경북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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