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일모직 터 개발 속도낼까

입력 2014-04-01 10: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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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은 31일 삼성SDI가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설립 6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제일모직 옛 대구공장 본관 전경. 제일모직 제공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은 31일 삼성SDI가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설립 6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제일모직 옛 대구공장 본관 전경. 제일모직 제공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이 31일 삼성 SDI에 합병(본지 31일 자 2면 보도)되면서 15년째 지지부진한 대구 제일모직 터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 북구 침산동과 칠성동에 걸친 제일모직 터는 9만3천여㎡ 규모의 상업지역으로 19년 전 제일모직의 구미 이전 후 제일모직'삼성전자'삼성물산이 부지 공동개발자로 지정됐다.

대구의 '노른자위 땅'인 제일모직 터는 2000년부터 대구시가지조성사업에 따라 개발 방향이 모색됐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5년마다 연장되는 대구시가지조성사업계획이 그동안 두번이나 시한을 연장했고, 세 번째 시한이 내년 7월로 다가왔다.

대구시와 삼성 모두 제일모직 터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삼성측은 지난해 국내 한 대학에 제일모직 터 개발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 최근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지역임에도 아파트나 상업시설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는 입장만 전해지고 있다.

대구시는 삼성그룹 창업지라는 점에 착안해 60년 전 설립 당시의 본관과 기숙사가 남아있는 제일모직 터를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7월 전까지는 삼성측이 제일모직 터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연내에는 (삼성이) 구체적인 개발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제일모직 합병이 제일모직 터 개발에 호재가 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시 관계자는 "삼성그룹내에서도 영향력이 큰 삼성SDI에 인수된 만큼 제일모직 터 개발 논의가 이전보다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주체가 바뀌면서 개발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제일모직 측도 "개발을 서둘러달라는 대구시의 공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제일모직 터의 공공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구대 전경구 교수는 "제일모직 터 개발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곤란하다. 기업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으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계명대 김철수 교수는 "상업지역이라고 해서 제일모직터를 주상복합단지로 조성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중심업무지구(CBD'Central Business District)와 오페라'뮤지컬 등 공연문화 인프라가 복합된 곳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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