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서구 대기오염, 개선에 속도 내야

입력 2014-03-31 11:17:08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과 서대구산업단지, 대구제3산업공단 등이 밀집한 대구 서구 일대의 대기 오염이 주민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연구원의 의뢰로 대구가톨릭대 양원호 교수팀이 서구 일대 17개 동과 수성구 13개 동을 비교 조사한 '대구 염색산단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 결과다. 이에 따르면 신경과 간에 치명적인 톨루엔과 디메틸포름아미드(DMF)의 서구 지역 농도는 수성구 지역보다 각각 7.4배, 4.8배 높았고,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 중금속 등 일반 대기오염과 악취도 심했다.

이런 현실은 직접적으로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대구 서구의 총 사망률은 10만 명당 492명으로 420명인 대구시 평균보다 17.1%나 높았고, 특히 오염물질 체내 축적과 연관있는 내분비'영양'대사질환의 사망률이 높았다. 또 폐결핵, 급성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유병률도 대구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환경과학연구원은 이들 지역 주변의 오염 물질과 악취 발생원에 대한 관리와 지속적인 환경보건평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구 지역, 특히 염색 산단 쪽은 평소에도 악취와 오염이 심해 지나가기도 불편한 곳이다.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처럼 경제 논리에 밀려 주민의 삶이 내팽개쳐진 현장이기도 하다. 그나마 이번에 환경부 산하의 환경과학연구원이 현장 조사와 주민설명회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니 다행이다.

문제는 속도다. 구체적인 피해가 드러난 만큼, 대책 마련을 위한 법적, 행정적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톨루엔과 DMF만 하더라도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톨루엔과 DMF는 현재 저감 유도 권장 수준인 대기오염물질로도 지정돼 있지 않다. 이른 시일 내 대기오염물질로 지정하고, 나아가 특정대기유해물질로 지정하고 배출농도와 저감 시설 설치를 강제 규제해 주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특히 악취는 당장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들 산단과 공단이 지금까지 대구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더는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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