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세계의 명화 '쉘 위 댄스' 29일 오후 11시

입력 2014-03-29 08:00:00

28세에 결혼해서 30세에 딸이 생기고 40세가 넘어서는 융자를 받아 정원이 딸린 2층 집 장만에도 성공한 스기야마(야쿠쇼 코지 분). 그는 늘 열심히 일만 하는 중년의 직장인이다. 어느 날 회식을 마치고 전철을 타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사교댄스 교습소의 창가에 서 있는 여인 마이(쿠사카리 타미요 분)를 목격한다. 아름답지만 수심이 가득한 그녀의 모습에 스기야마는 이끌리게 되고,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사교댄스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가 강사로 있는 교습소를 찾아가 얼떨결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초보자 그룹 레슨을 받기 시작한 스기야마. 마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사교댄스였지만 스기야마는 교습소에서 만난 직장동료 아오키(타케나카 나오토 분)와 회사 화장실에서 춤을 연습할 정도로 사교댄스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시계태엽 같았던 그의 일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축 처진 어깨도 활짝 펴지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소변을 보게 되었으며 출퇴근길이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스기야마의 달라진 모습에 아내는 불안감을 느끼고 결국 사립탐정(에모토 아키라 분)에게 남편의 뒷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춤을 통해, 한집안의 모범적인 가장이자 회사의 성실한 과장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되찾는 과정을 경쾌하기 그렸다.

한때 퇴폐적인 유흥문화로 치부되던 댄스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건전한 취미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 데 영화 '쉘 위 댄스'가 큰 몫을 담당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996년 일본 아카데미상 13개 부문을 석권하였으며, 미국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명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감독 수오 마사유키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여주인공인 발레리나 쿠사카리 타미요와의 결혼으로 또 한 번 화제를 불러 모았다. 수오 마사유키는 이후 정통 사회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댄싱 채플린''종의 신탁' 등을 만들었다. 러닝타임 1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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