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본 다져야 마우나오션 참사 되풀이 막는다

입력 2014-03-28 11:33:30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는 무단 설계 변경 등 인허가 단계부터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시공과 감리 그리고 유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과 불법이 빚은 참사였음이 드러났다.

애초에 불량한 자재를 사용해 부실한 시공으로 체육관을 지은데다 사고 당일 지붕 위에 쌓인 엄청난 무게의 눈을 치우지도 않은 관리 소홀까지 겹쳤다.

시공사는 건물 기둥으로 쓴 14개의 H빔을 설계보다 25% 정도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했다. 그 대가로 약 95만 원의 공사비를 줄이고 20일 정도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고 한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비용 절감과 성수기에 맞춘 공기 단축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의 배경이었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노릇이다.

규정된 철골구조용 강판을 주문하려면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핑계로 구하기 쉬운 연강 자재를 사용했다. 기둥인 H빔을 받치는 기초공사에서도 고강도 무수축 모르타르를 쓰지 않고 시멘트만으로 대충 처리했다. 모든 게 부실이고 건성이었던 것이다.

H빔을 기초에 연결할 때 쓰는 앵커볼트도 갈고리 모양으로 단단히 박히는 L자형 대신 밋밋한 I자형으로 바꿔 썼다. H빔 하나당 볼트 수도 4개에서 2개로 줄여버렸다. 이렇게 지은 허술한 건물 지붕에 폭설이 쌓였는데 치우지도 않았으니 어찌 사고를 막을 수가 있었을까.

당시 지붕 위에는 신형 쏘나타 100대의 무게와 맞먹는 140t의 눈이 내리누르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관련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문서 관리를 허술하게 한 공무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사고는 건축 허가 과정에서부터 공문서가 무단으로 반출되고 서류가 변조되는 등 부도덕한 행태가 빚은 참사다. 더 이상의 인재(人災)를 막기 위해서, 실추된 경주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더 철저한 조사와 일벌백계, 그리고 정직과 성실, 책임감 다하기 등 기본을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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