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폐지하니…경북대 총장 간선제 갈등

입력 2014-03-28 10:33:43

선정위 교수 인원 놓고 교수회-대학본부 대립

경북대 교수회와 대학본부가 총장 선거 방식을 둘러싸고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

양측은 가까스로 총장 직선제 폐지에 합의했지만 새로 도입하는 간선제 절차 및 관리'감독안을 놓고 이내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경북대 교수회는 이달 20, 21일 찬반투표를 갖고 총장 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총장 임용 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교수회가 주도해 만든 개정안의 핵심은 총장 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 및 임용 추천위원회 등을 도입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교수회는 대학본부 측이 제시한 직선제 폐지안에 동의하는 대신 대의기구로서 교수회의 지위와 대표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하지만 대학본부가 교수회 개정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재충돌하고 있다. 교수회는 28일 "현 함인석 총장이 심의기구인 학장회의를 통해 교수회 원안과는 전혀 다른 대학본부안을 통과시켰다"며 "총장 선출 규정과 운영에 관한 전권을 교수회에 위임하겠다던 그간의 모든 약속을 저버리고 파국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교수회가 만든 개정안은 '본교 재직 경력이 5년 이상인 평의원(교수) 20인'을 총장 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에 포함시킨 반면 대학본부의 수정안은 평의원 비율을 10인으로 축소해 교수회가 총장 선출 과정을 주도할 수 없도록 했다. 교수회는 또 대학본부가 '학외 인사를 대상으로 본교 총장 후보 지원자를 발굴하는 초빙위원회를 둘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을 '…둔다'라는 강제 규정으로 변경하고, 그 위원 구성에서도 교수회를 일체 배제해 총장의 일방적 선택에 의한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총장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해 현 총장의 재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는 게 교수회 입장이다.

28일 오전 대학 본관을 항의 방문한 교수회 관계자는 "대학본부가 교수회와 사전에 합의한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수정해 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며 "본부가 수정안을 고수한다면 모든 방안을 강구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관계자는 "교수회와의 협의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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