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주민들이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대구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23㎞) 구간 최종 설계안(본지 1월 16일 자 4면 보도)에 도로 터널화 등 주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설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설계변경이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물리적인 충돌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26일 오후 2시 동구 도평로 향산마을 경로당에서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 구간 중 4공구(동구 지묘동~둔산동) 최종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도로공사는 4공구 사업비(4.67㎞'1천514억원)와 교량 3곳(440m), 터널 1곳(565m), 지하차도 1곳(120m) 등이 포함된 공사계획을 설명하려 했다. 또 원안대로 향산마을을 지나는 고가도로를 도동 측백수림에서 280m 떨어진 곳(40~50m 높이)에 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참석한 주민들은 "1월 설명회 때 주민들이 요구했던 바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도로를 도동 측백수림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옮기고 터널화를 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공사를 막겠다"고 했다.
주민 서덕교(52) 씨는 "2011년 주민설명회 때 측백수림에서 520m 떨어진 안을 제시했던 도로공사가 왜 갑자기 설계를 바꿔 280m로 당겼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공사비를 줄여 이익을 남기려고 주민 주거환경과 불편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대구-포항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들 때문에 여름에 창문도 못 열고, 2년 넘게 밤잠을 설쳤다"며 "누가 여기서 살겠나, 이대로 공사를 시작하려 한다면 길에 드러누워서라도 반대하겠다"고 했다.
도로공사 측은 "문화재청 허가를 받았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문제가 없다"며 "시공사를 선정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노선을 변경할 수 없다. 늦어도 10월에 착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설계기준팀 관계자는 "소음과 매연도 환경영향평가 결과 환경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으로 예측됐다"며 "공기업이기 때문에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환경과 기술, 사업성을 따져 예산에 맞춰 설계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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