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앞으로 3년간 사립유치원 설립을 제한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사립유치원들은 환영하고 있는 반면 유치원 신설(운영)을 계획했던 사람들과 학부모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시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 사립유치원 설립'인가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14~2016년 유아 수용 계획'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지난해 12월 벌인 유치원 취학 수요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이 조사는 20개 유치원 취학 권역에 사는 만 4세까지의 영'유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유치원에 보낼 의사가 있다면 공립과 사립 중 어느 유치원을 택할 것인지 등에 대해 물은 것이다.
시교육청 측은 "조사 결과 학부모들이 공립유치원을 선호하고, 대부분 권역의 사립유치원 정원은 취학 수요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의 도시계획상 유치원 용지로 지정된 경우, 다른 법에 따라 유치원 용지로 확보된 경우, 이미 설립 계획 승인을 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고 앞으로 3년간 사립유치원의 설립'인가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의 공립유치원은 125곳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공립의 2배인 248곳에 이른다. 일부 사립유치원은 입학 경쟁률이 높지만 대부분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립유치원들은 시교육청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북구의 한 사립유치원장 A씨는 "이미 유치원이 난립해 과도한 원아 모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상당수 유치원들은 생존에 급급한 상황이라서 교육의 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결정이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제한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유치원을 신설하려는 사람들은 ▷진입장벽 ▷기득권 보호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의 문제가 있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달서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B씨는 "유치원 운영 계획을 갖고 자격을 갖추기 위해 몇 년 동안 준비했는데 최소 3년 동안 꿈도 꾸지 못하게 됐다"며 "현재 유치원 정원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신설을 제한하는 것은 기존 유치원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꼴이 될 것이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선택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경(32'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최근 몇 년 사이 동네에 새로운 유치원이 2곳 생겼는데, 시설과 프로그램이 좋아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기존 유치원들도 시설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유치원 신설을 제한하면 이런 현상을 기대하기 힘든 것은 물론 그만큼 학부모의 선택권이 제한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공립유치원 위주로 유치원 구도를 재편하려는 사전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구의 한 대학 유아교육과 교수는 "시교육청이 장기적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직접 운영하는 등 공립이 유치원 교육을 주도하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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