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를 몸소 실천하는데 헌혈만 한 게 있나요. 신자들이 헌혈로 생명나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정말 기뻐요."
23일 오전 9시 경산중앙교회 앞마당. 대구경북 혈액원 소속 헌혈차 2대가 출동해 사랑이 후끈했다. 헌혈차 입구에는 헌혈을 위한 신자들이 수십 m 길게 줄지어 헌혈을 기다리고 있다. 헌혈 문진표를 작성하는 천막 부스에도 사람들이 혈압을 재고 헌혈이 가능한지 여부를 체크하느라 분주하다. 헌혈 대기자는 대부분 40대 이상이고 젊은 층도 간혹 보였다. 이날 첫 번째 헌혈자는 이 교회 김종원(45) 담임목사다. 매년 혈압이 높아 헌혈을 못해 아쉬움이 많았던 김 목사는 작년 이맘때 처음 헌혈에 성공했고 올해도 헌혈을 잘 마쳐 웃음꽃이 가득하다. 이날 장장 8시간이 넘는 헌혈 행렬은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헌혈자는 113명이고 채혈량은 4만㎖ 정도였다.
경산중앙교회가 지역에서 10년째 사랑의 헌혈 운동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2, 3월 혈액 재고량이 부족한 시기에 신자들을 대상으로 헌혈행사를 적극 열고 있다. 헌혈행사는 한 해 시작을 알리는 진군식에 매년 정기적으로 열고 있고 비정기적인 헌혈행사도 수차례 열어왔다. 헌혈을 하는 신자들 상당수는 교회 헌혈행사와 별도로 개별적인 헌혈도 많이 하고 있다. 혈액원에 따르면 10년간 경산중앙교회 신자 400여 명이 꾸준히 헌혈에 동참해 총 헌혈 횟수는 무려 8천 회가 넘고 채혈량도 320만㎖에 이른다. 매년 정기적인 헌혈과 헌혈 횟수로는 지역 교회에서 으뜸이다. 이런 활동에는 2009년 이 교회에 부임한 김 목사의 활동이 빛났다. 그는 세상의 섬김으로 신자들에게 헌혈을 강조했고 건강 체크 헌혈앱도 제공해 더 많은 헌혈을 유도했다. 헌혈행사가 다가오면 교회 현관에 헌혈 포스터를 붙여 홍보도 했다.
"매년 교회 헌혈행사에 신자 500여 명이 헌혈을 하겠다고 모이는 것을 보면 정말 사랑이 넘쳐요. 신자들은 헌혈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만 헌혈은 반드시 해요."
헌혈은 경산중앙교회의 사랑실천 아이콘이 됐다. 김 목사는 헌혈차 2대는 부족해 다음번에는 헌혈차 4대를 요청할 생각이다. 김 목사는 더 많은 헌혈을 위해 경산에 헌혈의 집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경산중앙교회는 이날 헌혈행사 외에 처음으로 장기기증 서약식도 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주관으로 목사, 장로, 신자 등 754명이 동참해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한편 경산중앙교회는 사회공헌 NGO 활동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2010년부터 양저금통을 만들어 신자들에게 배부, 매달 200만원 정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또 2006년부터 매년 결식아동 40여 명에게 3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모아사랑 태교음악회도 소외이웃을 대상으로 열어 4월 12일 제3회 태교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미국 대학에서 목회학 박사과정 중인 김 목사는 교회 차원에서 '유산 잘 남기기 운동'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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