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후보 중 중앙 내락 누구냐" 언중유골에 웃음바다

입력 2014-03-25 10:23:01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시장후보 솔직 토크쇼

24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4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3기 입학식 및 개강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이상훈 본사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솔직 깜짝토크쇼'에서 ○× 퀴즈 문제에 카드를 들어 답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영진, 배영식, 조원진, 서상기, 주성영, 이재만 예비후보.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배지 달고 출마?"

"시장 능력 상관 없어"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주요 예비후보 6명(권영진, 배영식, 서상기, 이재만, 조원진, 주성영)이 참석한 '솔직'깜짝' 토크쇼가 매일신문사 주최로 24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이벤트는 지역 최고 오피니언 리더들의 공부 모임인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3기 입학식 공식행사로 마련됐다.

토크쇼 초반 비교적 가벼운 질문에도 후보자들의 표정은 무겁고 진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6명의 후보들은 관록과 저력을 발휘했고 연단 아래에서 지켜본 아카데미 회원들은 이들의 말과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점점 빠져들었다.

토크쇼를 진행한 이상훈 매일신문 편집국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은 선거를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는 유쾌한 자리로 여겨 달라"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질문은 비교적 가벼운 것들이었고 대구와 관련한 상식을 묻는 '공포의 OX 퀴즈'도 이어졌다. 딱딱했던 분위기는 점차 부드러워졌다. 특히 주성영 후보의 재치 있는 말솜씨가 서먹했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데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출마선언이 늦었지만 여론조사에서 1위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서상기 후보는 "내가 시장 출마 3수(修)를 하니 가련하다고 동정표를 준 것 같다. 다른 후보들도 재수, 삼수하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익살스럽게 말하자, 주성영 후보가 "역대 대구시장 중에 3수 한 사람은 없다"고 맞받아 큰 웃음을 주었다.

'생애 가장 기뻤던 순간', '생애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서 배영식 후보는 외환위기 당시 런던 재경관으로 있으면서 외채 만기를 연장한 것을 보람으로 꼽았고, 조원진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당선을 못 보고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아주 슬펐다"고 회고했다. '세간의 이야기 중 가장 억울한 부분'에서 이재만 후보는 "스펙이 약하다는 말을 하는데, 역대 시장님들의 스펙이 안 좋아서 대구가 오늘날 이렇게 된 게 아니다. 지금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라고 했고, 권영진 후보는 "서울서 모질게 훈련받고 대구로 왔다. 서울시 부시장으로 종합 행정을 경험한 것이 국회의원 여러 번 한 것보다 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제 대구에 온 것은 제자리를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새누리당 상징색인 빨간색 선거운동 점퍼를 입은 서상기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전부 양복을 입어 선거를 포기한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자 주성영 후보가 "이 중에 아직 고생을 안 한 사람이 한 명 있다. 서 후보는 겨우 며칠을 입었지만 우린 이미 100일 동안 점퍼를 입어 왔다"고 맞대응했다. 또 "안정된 3선 당선을 버리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는 조원진 후보의 발언에, 권영진 후보는 "조원진 선배(후보)가 3선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경선에서 이기겠다"고 응수한 뒤 "시장에 출마한다면 의원 배지를 버리는 게 도리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재만 후보는 "시장후보 중에서 중앙당, 청와대의 내락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누군지 궁금하다"고 돌직구를 날렸고, 배영식 후보는 "30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공무원스럽다'라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면서 "시민을 바라보는 겸양지덕이 공무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스스로를 부각시켰다.

이날 토크쇼는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2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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